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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논단]청정자연과 스포츠 그리고 격(格)
편집부 기자 hl@ihalla.com
입력 : 2016. 05.09. 00:00:00
제주의 5월은 싱그럽다. 한라산, 곶자왈, 숲길, 오름, 중산간 지역, 올레, 해수욕장, 해안도로 등을 생각만 해도 힐링이 되는 듯하다. 세계적인 청정자연 제주도의 이미지를 부각시키는데 결정적 요소들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런 지역을 찾는 탐방객들을 스포츠학 입장에서는 자연 트레킹을 즐기는 스포츠 애호가들로 이해한다.

제주를 찾는 많은 관광객들은 청정한 제주의 공기와 건강한 먹거리, 자연 속에서의 스포츠 활동을 통한 활력 재충전을 기대하고 있을 것이다. 자연 속에서 트레킹 위주의 스포츠 활동을 즐기는 것은 이미 세계적 추세로 그 수는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우리 제주는 시즌과 비시즌 구분 없이 거의 모든 레저스포츠 활동이 가능한 특별한 매력을 갖추고 있다.

청정 자연을 누리려는 탐방객 수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몇몇 인기 있는 지역들에서는 우려되는 현상들이 나타나고 있다. 한라산 국립공원, 오름, 숲길, 올레코스, 싸이클링과 승마, 스쿠버 다이빙, 낚시 등 다양한 스포츠 활동이 이루어지는 곳일수록 제주의 청정 자연환경과 생태계에 피로가 누적되고 훼손되고 있지 않은지 징후는 없는지 세심하게 살펴 사후 약방문보다 선제적 대처가 필요할 때이다. 이미 인기 있는 트레킹 코스들과 갯바위 낚시터, 다이빙 포인트 등에는 쓰레기류, 음식 또는 간식찌꺼기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고 더군다나 매우 건조한 시기에 숲 속 곳곳에는 버려진 담배꽁초들과 야생동물들에 의해 파헤쳐진 비닐봉지들이 나뒹굴고 있다. 이렇듯 제주 자연을 함부로 대하는 행위는 자연 스포츠 애호가들에게 혐오감을 갖게 하고 청정 자연 이미지를 손상 시키고 있다.

선진국들에서는 자연 스포츠 활동을 위한 자체 체크리스트를 작성하여 엄격하게 적용하며 자연환경 훼손을 최소화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들은 많은 시행착오 끝에 얻게 된 교훈을 바탕으로 국립공원과 환경 보호 지역 내에는 환경 경찰들을 상주시켜 생태계보호, 감시, 탐방객 안전과 환경 보호 교육을 시키는 역할 등을 수행하게 하고 있다. 우리 제주도 역시 청정 자연을 보호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과 활동 조례 제정, 교육이 필요하다. 이제는 많은 관광객 수 자체를 목표로 하는 유입 정책과 관련된 시설투자보다 청정 자연을 지속시킬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한 시점이 되었다. 환경 선진국들이 시행하고 있는 환경과 생태계 보호를 위한 체크 리스트 활용과 해당 지역 환경에 대한 교육과 일일탐방객 수 제한과 같은 조치가 필요하다. 특별히 제주의 자연은 우리 제주민의 영욕이 녹아있는 속살이나 다름없기에 격(格)을 갖추어 소통하게 해야 한다.

제주의 잠재된 관광 자원은 청정자연 속에서 이루어지는 스포츠 활동에서 발굴할 수 있다. 점차 증가하는 스포츠 관광객들에게 제주도 전체를 개방하기보다는 필요한 곳마다 적정 탐방인원을 고려한 통제 정책과 더불어 자연 속 스포츠 활동 가이드 라인 즉, 자연 보호와 자신과 타인에 대한 안전 의식을 자연스럽게 익히게 될 체크 리스트 작성과 활용을 강력하게 시행함이 바람직하다. 또한 얼마 전 곽지 해수욕장에 해수 풀장을 조성한 것이 행정적 절차 미비로 문제가 되었으나 한편으로는 급증하는 자연 스포츠 활동 애호가들을 대비한 정책 수립의 필요성을 일깨운 교훈은 되었다고 본다.

우리 제주도가 자연 스포츠를 위한 최적지로서 지속적으로 발전하려면 청정자연을 보호하고 안전한 활동을 위한 시설들을 갖추고 자격을 갖춘 지도자를 배치하여 운영함이 바람직하다. 제주의 청정 자연은 제주도의 가장 큰 가치요, 자존심이기에 함부로 취급해서는 안 될 것이다. <정구철 제주국제대학교 레저스포츠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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