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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 빠지다
[제주愛 빠지다](5)우도 창작스튜디오
뭍에서 온 작가, 섬 안에 문화를 심다
김지은 기자 jieun@ihalla.com
입력 : 2016. 05.13. 00:00:00

지난해 7월 우도 창작스튜디오에서 한 입주 작가가 마련한 '소중이展'

스튜디오 중심의 다양한 행사
정착주민-원주민 어울림 마당
문화 매개로 한 난장으로 활력

제주시 우도면 창작스튜디오에선 한 해에도 수 차례 전시회가 열린다. 스튜디오 안에 작업실을 둔 작가들이 준비하는 무대다. 제주 섬 안에 또 다른 섬 우도. '문화의 변방'인 이곳에 변화의 바람이 일고 있다.

2013년에 문을 연 우도 창작스튜디오에는 해마다 4명의 작가가 모인다. 지금까지 시인, 소설가, 음악가, 무용가를 비롯해 회화, 설치, 조소, 사진 등 다양한 분야의 예술인들이 둥지를 텄다. 뭍에서 활동하던 이들은 제주에 정착하거나 한시적으로 머물며 작품 활동을 잇고 있다.

2층 짜리 건물인 창작스튜디오 1층은 전시실로 꾸며졌다. 일 년에 한 번 이상 입주 작가들의 개인 전시와 모든 작가가 참여하는 종합 전시회가 열린다. 작가들이 우도에서 길어 올린 작품을 거는 날이면 마을 주민들도 특별한 나들이에 나선다.

창작스튜디오 운영 초기부터 지금까지 입주해 있는 이성은 사진작가는 "전시회를 열 때마다 마을 경로당 어르신과 지역 공부방, 유치원 어린이들을 초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1999년부터 우도 해녀를 카메라 앵글에 담아온 이 작가가 주민과 소통하는 방식이다.

"제가 찍는 사진들은 우도 주민의 일상 이야기이기도 해요. 병설 유치원 어린이가 작품의 주인공이 되기도 하죠. 초대를 받고 온 어르신 중에는 전시회에 처음 와 봤다는 분들도 계세요. 전시회가 열릴 때면 간단한 음식을 준비해서 대접하기도 하는데, 우도면 주민자치위원회가 함께했기에 가능한 일이었죠."

입주 작가들의 전시회는 또 다른 재능기부로 이어진다. 지난 2월에 열렸던 우도 창작스튜디오 제3기 입주작가 결과보고전에선 작가마다의 워크숍이 함께 진행됐다. 사진작가인 이씨는 '빛으로 요리하는 사진 만들기'를 주제로 사진 여행에 나서고 나머지 작가들은 '휴양지에서 보는 그림 이야기', '전시장에서 그리는 그림' 등의 특강을 통해 지역 어린이와 둘러앉았다. 창작스튜디오에서의 문화 활동이 이주민과 마을 주민의 연결 고리가 되고 있는 셈이다.

우도면사무소 문성조 주무관은 "창작스튜디오는 우도에 정착하는 이주민들의 구심점이 되고 있다"며 "입주 작가들이 전시, 재능기부 등을 하면서 '우도에서도 전시회를 접할 수 있구나' 하는 것을 주민들도 느끼게 됐다. 지역에서 열리는 소라축제, 책축제에도 작가들이 참여하면서 콘텐츠가 다양해 졌다"고 말했다.

정착 주민과 입주 작가들은 섬 안에서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 내기도 했다. 이들이 시작하고 우도면 등이 지원하면서 자리 잡게 된 '우도 장날 프리마켓'이다. 올해부터는 주민자치위원회가 이어 받아 매주 금요일에 한 번씩 정기적으로 문을 연다. 문화를 매개로 하는 난장이 지역에 또 다른 활력이 되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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