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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人터뷰]제주 찾은 플뢰르 펠르랭 프랑스 전 문화부 장관
"해녀들의 보물섬… 전통·환경 조화 이루길"
김지은 기자 jieun@ihalla.com
입력 : 2016. 06.29. 00:00:00

한국인 입양아로 프랑스 최초의 아시아계 장관을 지낸 펠르랭 전 문화부 장관은 28일 제주도청 기자실을 찾은 자리에서 제주섬의 정체성과 자연 환경의 아름다움이 어우러질 때 비로소 지역 발전이 가능할 거라고 말했다. 강경민기자

"두번째 방문한 제주 인상적
해녀 이야기 매우 아름다워
섬 정체성·자연 어우러져야
지역문화 기반해 관광 성장"


"제주는 굉장히 아름다운 곳이에요. 해녀들의 보물섬이라는 느낌이 들었지요." 플뢰르 펠르랭(42) 전 프랑스 문화부 장관은 제 눈에 비친 제주를 이렇게 얘기했다. 제주섬의 정체성과 자연 환경의 아름다움이 어우러질 때 비로소 지역 발전이 가능할 거라고 그가 말했다.

펠르랭 전 장관은 한국인 입양아로 프랑스 최초의 아시아계 장관을 지낸 인물이다. 그의 제주 방문은 이번이 두 번째. 일주일간의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한 그는 지난 27~28일 제주에 머물렀다.

펠르랭 전 장관은 28일 원희룡 지사를 만난 뒤 도청 기자실을 찾아 "관광을 통한 지역 발전, 환경 보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오늘로 제주도와 제가 영원한 우정으로 맺어질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며 웃어보였다.

"지금까지 8~9번 정도 한국을 방문했는데, 제주에 온 것은 두 번째입니다. 제주는 올 때마다 매번 같은 느낌으로 다가왔어요. 특히 해녀를 통한 여러 가지 이야기들이 굉장히 아름다운 섬이라는 것을 느끼게 합니다."

두 번의 짧은 만남이었지만 그의 머릿속에 제주는 정체성이 강한 지역으로 남았다. 제주를 찾는 수많은 발걸음에는 이러한 이유가 깔려있을 거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그러나 전제는 있다. 제주만의 정체성이 자연 환경과 함께 존재해야 한다는 것이다.

"관광객들은 그 지역의 고유한 것을 보고 싶어 하기에 제주가 많은 관광객을 끌 수 있는 거지요. 물론 자연 환경도 아름답고요. 프랑스 코르시카의 경우에도 자연 파괴를 하지 않는 섬 안에서 고유의 정체성으로 관광객을 유치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가끔 발전만을 내세우다 보면 환경을 파괴할 수도 있죠. 제주도도 고유의 정체성과 자연 환경의 아름다움이 함께할 때 지역 발전이 가능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펠르랭 전 장관은 프랑스 통상관광 국무장관을 지내기도 했다. 그가 관광과 문화, 예술의 결합에 주목하는 것에는 이러한 배경이 자리한 듯했다. 펠르랭 전 장관은 "관광과 문화 예술을 분리하지는 못한다고 생각한다"며 "실제 이탈리아에서는 관광부 장관이 문화부 장관을 겸하고 있다"고 했다.

문화예술의 섬을 그리는 제주에 해 주고 싶은 말도 이와 다르지 않았다. 한마디로 지역 문화예술을 함께 가지고 가는 것만이 관광 산업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거라는 얘기다.

"요즘 관광객들은 우르르 몰려다니면서 구경하는 것에서 벗어나 개개인이 지역의 고유한 것을 찾아다니고 있습니다. 그곳의 문화를 만끽하고 배우고 습득하는 것이지요. 제주도를 잘 알지는 못하기 때문에 문화 관광의 방향을 제시하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제주도의 음악, 미술 등에 대한 페스티벌을 만들어서 제주의 전통, 환경을 함께 접할 수 있도록 하는 게 관광, 문화예술이 공존하는 정책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1973년 서울에서 태어난 펠르랭 전 장관은 2010년 프랑스 경영전략연구소 이사, 2012년 프랑스 중소기업 디지털경제부 장관 등을 지냈다. 2014년 8월에는 프랑스 문화부 장관에 임명됐으며 올해 2월에 임기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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