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상호 감독의 첫 실사 영화 '부산행'이 올해 첫 1000만 영화로 등극했다. 그리고 그 성공적 외도를 마친 연 감독은 그의 주전공인 애니메이션으로 다시 돌아왔다. '부산행'의 프리퀄(오리지널 영화의 선행 사건을 담은 속편)을 표방한 '서울역'과 연 감독이 공동제작을 맡은 '카이: 거울 호수의 전설'로 말이다. 두 영화 모두 지난 17일 개봉했다. '한국 애니메이션계의 거장'이라 불리는 연 감독은 훌륭한 성적표로 귀환할 수 있을까. ▶'서울역'=연 감독 특유의 현실에 대한 날선 시각은 '서울역'에서도 어김없이 드러난다. 그렇게 모두의 외면 속에서 죽어간 그는 곧 좀비가 되고, 그가 기거하던 서울역을 중심으로 참극이 시작된다. 좀비바이러스가 퍼지고 있는 그 시간, 연 감독은 서울역 인근을 쫓는다. 가출한 후 여관에서 사는 19살 혜선(심은경)과 밀린 여관비를 벌어야 한다며 원조교제를 강요하는 남자친구 기웅(이준). 그런 혜선을 찾아 헤매는 혜선의 아빠 석규(류승룡)를 담아내며 연 감독은 좀비보다 더 공포스러운 인간을, 이 사회를 그려간다. '부산행'에서 좀비 습격을 폭력 시위라며 국민을 우롱하던 정부는 '서울역'에서는 국민에게 무차별적 폭력까지 가한다. 그간 반복되어온 국가의 폭력과 무능이 떠오를 수 밖에 없는 장면이다. '서울역'을 단순한 좀비물로만 치부할 수 없는 이유가 바로 여기 있다. 15세 관람가. ▶'카이: 거울 호수의 전설'=‘눈의 여왕'을 짜임새 있게 재해석한 애니메이션이다. 몽골 초원에 살던 '카이'와 '샤므이' 남매는 눈의 여왕 '하탄'의 저주를 피해 어머니와 함께 새로운 거주지를 찾아 떠난다. 그러던 중 거대한 눈사태가 나고, 구조를 기다리던 샤므이는 홀로 절벽 아래에 떨어진다. 가족이 자신을 버렸다는 원망을 품은 샤므이는 하타의 마수에 빠져 세상을 얼어붙게 한다. '하탄'의 그 마법을 풀기 위해 마을의 수호신인 강의 정령은 '카이'에게 '하탄'에게 맞설 수 있는 유일한 열쇠인 영혼의 구슬을 건네며 위기에 빠진 마을을 구해달라고 부탁한다. '카이'에게 주어진 시간은 단 3일이다. 마을을 지키기 위한 '카이'와 숲 속 친구들의 흥미진진한 모험은 그렇게 시작된다. 강의 정령, 제제, 반디, 포포 등 에피소드를 만들어내는 귀여운 캐릭터가 다수 등장하며 영화에 재미를 더한다. 전체 관람가.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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