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휴가를 다녀온 여흥이 채 가시기도 전에 다시 반가운 연휴가 돌아왔다. 연휴 기간 즐길거리를 찾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뿌듯해지는 순간이다. 제주섬은 집 밖에 나가면 온 천지가 자연유산이고, 지질공원이고, 생물권보전지역이니 비경을 감상하면서 활력까지 되찾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최근에는 종전의 '문화 불모지'라는 오명이 무색할 만큼 각종 공연과 전시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지금 제주는 가히 자연과 문화 전성시대라 할 만하다.

여기에 영화를 포함시키는 건 어떨까? 때마침 충무로와 할리우드가 수준 높은 대작을 쏟아냈다. 제주지역에서는 이번 연휴에 한국영화 5편과 할리우드 영화 5편, 애니메이션 3편이 상영된다. 서사와 세련미까지 갖췄다는 평가를 받으며 박스 오피스 1위를 질주 중인 '밀정'을 놓칠 수 없는 기회다. 인간미 넘치는 위대한 인물 김정호의 감춰진 삶을 그린 '고산자, 대동여지도'도 있다. 1959년작 '벤허'를 리메이크한 '벤허'도 눈길을 끈다. 추석 어린이 고객을 겨냥해 대부분의 극장이 애니메이션도 상영하고 있다.



골라보는 재미 '충무로'

박스 오피스 1위 '밀정'

김정호의 이야기 '고산자'

흥미진진한 재난물 '터널'




▶밀정=1920년대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조선인 출신 일본경찰 이정출(송강호)은 무장독립운동 단체 의열단의 뒤를 캐라는 특명으로 의열단의 리더 김우진(공유)에게 접근한다. 두 사람은 서로의 정체와 의도를 알면서도 속내를 감춘 채 가까워진다. 출처를 알 수 없는 정보가 쌍방간에 새어나가고 누가 밀정인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의열단은 일제의 주요 시설을 파괴할 폭탄을 경성으로 들여오기 위해, 일본 경찰은 그들을 쫓아 모두 상해에 모인다. 140분. 15세 이상 관람가.

▶고산자, 대동여지도=지도가 곧 권력이자 목숨이었던 시대가 있었다. 조선의 진짜 지도를 만들기 위해 두 발로 전국 팔도를 누빈 김정호는 하나뿐인 딸 '순실'이 어느새 열여섯 나이가 되는지도 잊은 채 지도에 미친 사람이라는 손가락질에도 아랑곳 않고 오로지 지도에 몰두한다. 나라가 독점한 지도를 백성들과 나누고자 하는 일념 하나로 대동여지도의 완성과 목판 제작에 혼신을 다한다. 역사가 기록하지 않은 김정호의 감춰진 이야기를 접할 수 있다. 129분. 전체 관람가.



▶인천상륙작전=1950년 6월 25일, 북한의 기습 남침으로 불과 사흘 만에 서울이 함락된다. 한 달 만에 낙동강 지역을 제외한 한반도 전 지역을 빼앗기게 되자 국제연합군 최고사령관 '더글라스 맥아더'(리암 니슨)는 모두의 반대 속 인천상륙작전을 계획한다. 맥아더의 지시로 대북 첩보작전 'X-RAY'에 투입된 해군 첩보부대 대위 '장학수'(이정재)는 북한군으로 위장 잠입해 인천 내 동태를 살피며 정보를 수집하기 시작한다. 116분. 12세 이상 관람가.

▶덕혜옹주=역사가 잊고 나라가 감췄던 대한제국의 마지막 황녀, 일본으로 끌려간 대한제국의 마지막 황녀 덕혜옹주의 이야기다. 일제는 만 13세의 어린 덕혜옹주를 강제 일본 유학길에 오르게 한다. 매일같이 고국 땅을 그리워하며 살아가던 덕혜옹주 앞에 어린 시절 친구로 지냈던 장한(박해일)이 나타나고, 영친왕 망명작전에 휘말리고 만다. 127분. 12세 이상 관람가.

▶터널=자동차 영업대리점의 과장 정수(하정우)는 큰 계약 건을 앞두고 집에 가던 중 갑자기 무너져 내린 터널 안에 갇히고 만다. 그가 가진 것은 78% 남은 배터리의 휴대폰과 생수 두 병, 그리고 딸의 생일 케이크가 전부다. 대형 터널 붕괴 사고 소식에 대한민국이 들썩이고 정부는 긴급하게 사고 대책반을 꾸린다. 지지부진한 구조 작업은 결국 인근 제2터널 완공에 큰 차질을 주게 되고, 정수의 생존과 구조를 두고 여론이 분열되기 시작한다. 126분. 12세 이상 관람가.





액션부터 로맨스까지 '할리우드'

1959년 대작 리메이크 '벤허'

화려한 액션 '메카닉'

뉴욕 로맨스 '카페 소사이어티'


▶벤허=로마 제국 시대, 예루살렘의 귀족 벤허는 로마군 사령관이 되어 돌아온 형제와도 같은 친구 메살라를 반갑게 맞이한다. 그러나 메살라의 배신으로 벤허는 가문의 몰락과 함께 한순간에 모든 것을 잃고 노예로 전락하고 만다. 5년간의 노예 생활 끝에 돌아온 벤허는 복수를 결심하지만 사랑하는 아내 에스더의 만류로 갈등한다. 이어 제국에 맞서 목숨을 건 전차 경주를 준비한다. 123분. 12세 이상 관람가.

▶메카닉:리크루트=과거를 청산하고 평화로운 일상을 보내던 '비숍'(제이슨 스타뎀)은 의문의 세력에 의해 여자친구 '지나'(제시카 알바)가 납치당하고, 그들로부터 도저히 불가능한 3개의 암살 미션을 의뢰받는다. 토미 리 존스와 양자경까지 등장해 눈을 즐겁게 한다. 98분. 15세 이상 관람가.

▶라이트 아웃=남매 레베카와 마틴은 불이 꺼지면 나타나는 누군가를 목격한다. 어둠 속 그 여자는 빛이 닿으면 피부가 타들어가는 기이한 병을 앓는 엄마의 어릴적 친구 '다이애나'였고, 현재도 엄마 곁에서 함께 살고 있다는 걸 알게 된다. 81분. 15세 이상 관람가.

▶카페 소사이어티=성공을 꿈꾸며 할리우드로 입성한 뉴욕 남자 '바비(제시 아이젠버그)'는 매력적인 할리우드 여자 '보니(크리스틴 스튜어트)'에게 첫눈에 반한다. 열정적인 바비의 사랑에 보니는 조금씩 마음을 연다. 바비는 그녀에게 청혼하며 고향인 뉴욕으로 함께 갈 것을 제안하지만 결국 거절당한다. 그로부터 몇 년 후 바비와 보니는 뉴욕에서 다시 재회한다. 96분. 15세 이상 관람가.

▶다음 침공은 어디=국방부의 SOS를 받은 마이클 무어는 펜타곤의 전사가 되어 다른 나라들의 장점만을 빼앗기로 선언하고 전 세계 침공을 시작한다. 일년에 8주 유급휴가와 13번 월급이 보장된 이탈리아, 교육수준 세계 1위의 핀란드, 무상 대학교육의 슬로베니아 등 9개국을 정복해나가던 마이클 무어는 중요한 사실을 깨닫게 된다. 120분. 15세 이상 관람가.



이하니·권율 등 더빙'달빛궁궐'

상상력 자극'장난감이 살아있다'

동물과의 교감 '로빈슨 크루소'

▶달빛궁궐=우연히 창덕궁 속 환상의 세계 '달빛궁궐'로 들어가게 된 열세살 소녀 현주리(김서영)는 사고뭉치 '다람이'(김슬기)와 훈남무사 '원'(권율)을 만난다. 이후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길을 찾아 나서지만 시간을 움직이는 자격루의 열쇠를 차지해 달빛궁궐을 지배하려는 '매화부인'(이하늬)의 계략으로 모두 위험에 빠진다. 80분. 전체 관람가.

▶장난감이 살아있다=뭔가 특별한 일이 일어날 것 같은 어느 날, 눈물 한방울이 장난감에 떨어진 후 모든 것이 달라졌다. 타운에서 하나밖에 없는 테이블 축구 게임의 장난감들이 모두 깨어난 것이다. 다양하고 엉뚱한 곳에서 깨어난 장난감들 앞에 상상하지 못한 모험들이 기다린다. 91분. 전체 관람가.

▶로빈슨 크루소=전에 없던 거대한 폭풍이 몰아친 어느 날, 새로운 생명체 '인간'을 발견한 섬 동물들. 이 세상에 자신들이 전부라고 생각했던 그들은 두 발로 걸어 다니는 '인간'의 방문에 놀라지만 의외로 친절하고 상냥한 듯한 '로빈슨 크루소'의 매력에 빠지기 시작한다. 그러던 어느 날 '로빈슨 크루소'만큼이나 낯선 생명체들이 나타나 '로빈슨 크루소'를 위협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90분. 전체 관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