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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록담
[백록담]전국체전 지나 온 100년, 앞으로 100년
조상윤 기자 sycho@ihalla.com
입력 : 2016. 10.17. 00:00:00
대한체육회 주최로 해마다 가을에 전국적 규모로 열리는 종합경기대회인 전국체육대회(이하 전국체전)가 3년 뒤면 100회째를 맞게 됐다. 100년의 역사를 의미한다.

올해 제97회 전국체전은 충남 일원에서 지난 7일부터 일주일간 열렸다. 올해도 인구 1200만명인 경기도가 종합우승을 차지했다. 15년 연속이다. 그리고 개최지인 충남이 2위에 올랐다. 지난해에는 강원도가 2위를, 2013년에는 대구광역시가 종합 2위를 차지하는 등 경기도 1위, 개최지 2위라는 등식이 성립되고 있다. 전국체전 순위 등식인 셈이다. 제주를 제외하고.

제주특별자치도는 제주에서 개최된 대회와 세종시가 출전한 대회를 빼고는 늘 최하위인 팀이다. 제주 지역사회에서는 대회소식에 특별한 관심을 두지 않는다. 다만 도내 고교 및 학부모들을 중심으로 성적에 따라 반응을 보인다. 그렇다고 나머지 16개 시·도가 모두 성적에 일희일비한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대다수의 국민들로 부터 외면당하고 있는게 현실이다.

전국체전은 고등부인 경우 경쟁을 통해 기량발전과 학교 및 고장의 명예를 위한 좋은 기회가 되고 있다. 또 일반부는 고향과 소속팀에서 땀흘리며 소기의 성과를 올리고 있다. 물론 고교 및 일반부 선수들은 이 대회를 바탕으로 아시안게임, 올림픽 등 국제무대에서 활약하고 있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다.

그렇다면 올림픽과 전국체전의 차이점은 무엇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올림픽은 메달수이고, 전국체전은 종합점수제다. 점수제라고 하더라도 메달은 예외일 수 없다. 그만큼 성적지상주의인 우리나라에서는 금·은·동메달을 더욱 중요시한다. 그래서 올림픽에서 입상하면 좋아하고, 실패하면 아쉬워한다. 세계적인 선수들과 기량을 겨루기 때문에 흥행요소도 충분하다. 성적 역시 세계 TOP10에 들어 스포츠 강국으로 인정받고 있다.

대한민국이 선진국 대열에 포함되긴 하지만 국토면적이나 인구를 감안하면 아주 적은 나라에 속한다. 그런데도 올림픽과 아시안게임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것은 바로 메달집계를 통한 순위경쟁에서 앞서고 있기 때문이다. 전국체전에서의 제주와 올림픽에서 대한민국은 같은 처지에 있다고 보면 이해가 쉬울 듯 하다. 성적은 정반대이지만.

따라서 제주특별자치도는 앞으로 전국체전에 대해 심각한 고민에 빠질 수 밖에 없다. 인구 65만, 1년 예산 4조원 가량인 제주도가 과연 전국체전에서 순위상승이 얼마나 가능하고, 설령 순위가 오른다하더라도 무슨 소용이 있냐는 얘기가 반복될 것이다. 올해 전문체육과 생활체육이 통합되면서 이같은 목소리는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오히려 전국체전보다는 소년체전에서 땀흘리는 초·중학생들에 대한 지원을 늘리는게 더 낫다는 얘기가 수년전 부터 있었다. 원희룡 지사도 지난해 강원도 체전에서 이같은 의견에 공감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결국 전국체전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가질때가 됐다는 얘기다. 아울러 학교체육도 아이들의 건강증진과 스포츠클럽 활성화를 토대로 전문 및 생활체육에 기여해야 한다는 과제를 함께 풀어나가야 한다. 불공정한 경쟁을 공정경쟁으로 바꾸든가 아니면 새로운 대안을 찾는 혜안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점이다.

통합대한체육회장도 새로 뽑혔다. 새술은 새부대에 넣어야 한다. 새로운 전국체전 100년을 준비할 때이다.

<조상윤 취재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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