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나도 끝난 게 아니다" 이달 19일 개봉한 음악다큐멘터리 '비틀스: 에잇 데이즈 어 위크'(론 하워드 감독)는 러닝타임 1시간 40분이 지나면 엔딩크레딧이 올라간다. 그러나 이 영화의 백미는 지금부터다. 30분에 달하는 쿠키영상이 시작된다. 전설의 밴드 비틀스가 1965년 8월 15일 미국 프로야구팀 뉴욕 메츠의 홈구장 시스타디움에서 가진 라이브 공연 실황이 마치 실제 콘서트장에 온 것처럼 펼쳐진다. 쿠키영상은 엔딩크레딧이 올라간 이후 나오는 서비스 영상을 말한다. 보통 영화 본편의 후일담이나 후속편을 위한 예고가 담겨있다. 짧은 영상이지만 영화의 재미나 감동을 배가시킬 수 있다. 음식으로 치자면 후식을 차려내는 것과 비슷하다. 최근 극장가를 휩쓸고 있는 마블 스튜디오의 새 영웅담 '닥터 스트레인지'에는 쿠키 영상 2개가 포함돼있다. 처음 영상에서는 어벤져스의 멤버인 토르와 닥터 스트레인지가 만나는 장면이 나오며, 나머지 영상에는 닥터 스트레인지를 스승인 에인션트 원에게 인도했던 조력자 모르도가 등장한다. 그간 마블 코믹스를 원작으로 한 슈퍼히어로 영화에는 쿠키영상이 빠지지 않았다. '아이언맨'(2008), '인크레더블 헐크'(2010), '아이언맨 2'(2010), '토르: 천둥의 신'(2011), '캡틴 아메리카: 퍼스트 어벤져'(2011) 등 영화마다 다른 히어로들을 짧게 등장시켜 다음 시리즈에 대한 힌트를 남겼다. 차기작에 대한 관객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작품간 연결고리를 만들기 위해서다. 쿠키영상은 한국 영화에서도 볼 수 있다. 영화창작 집단인 광화문시네마는 영화마다 쿠키영상을 넣어 차기작을 예고한다. 광화문시네마의 첫 번째 작품인 '1999, 면회'에서는 '족구왕'의 예고편이, '족구왕'에서는 '범죄의 여왕'의 예고편이 등장했다. 지난 8월 개봉한 '범죄의 여왕'에서는 차기 영화 '소공녀'(전고운 감독)의 맛보기 영상이 삽입됐다. 현대판 거지를 다룬 '소공녀'의 쿠키영상은 흑백 무성영화로 제작돼 궁금증을 자아냈다. 쿠키영상은 아니지만, 특별한 엔딩으로 마지막까지 관객의 발길을 붙드는 영화도 있다. 강우석 감독의 '고산자, 대동여지도'는 엔딩크레딧 전에 국립중앙박물관에 보존된 대동여지도 목판본을 클로즈업해 보여준다. 김정호의 삶을 스크린에서 만난 뒤 정교하고 세밀한 목판본을 직접 확인하게 되면 김정호 선생의 위대함을 저절로 느끼게 된다. 10만 관객을 동원하며 시사 다큐로는 역대 최고 흥행 기록을 쓴 다큐멘터리 영화 '자백'의 엔딩크레딧에는 스토리펀딩에 참여한 1만7천여명의 후원자 이름이 새겨졌다. 상영시간만 6분이 넘는다. 간첩조작 사건을 다룬 '자백'은 지난 6월 13일 스토리펀딩을 오픈했고 각계 성원에 힘입어 80일간 당초 목표액을 두 배가량 뛰어넘은 4억3천만 원을 모금했다. 이 영화의 엔딩크레딧이 올라가기 직전에는 1958년 진보당 사건부터 정부에 의해 간첩으로 몰려 유죄판결을 받았다가 재심에서 무죄로 판결된 100여 건의 간첩조작 사례들이 스크린에 나열된다. '대배우' 한 장면 '천만배우' 오달수의 첫 주연작인 '대배우'의 엔딩 장면도 화제가 됐다. 1988년 대학로에서 한 무대에 오른 배우 오달수와 윤제문의 실제 모습을 담은 영상이 관객들에게 뭉클한 감동을 줬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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