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백년된 팽나무 있는 모진흘물 지나 청수곶자왈로 환경지표종인 운문산 반딧불이 집단 서식처로 유명 저지오름 펼쳐진 직경 800m 분화구… 새둥지 닮아 "그래도 지금 가는 곶자왈은 비가 오면 가장 운치 있는 곳중 하나에요. 허허." 이권성 제주트래킹연구소장이 탐방객들을 다독였다. 지난달 22일 진행된 '2016 제주섬 글로벌 13차 에코투어'는 탐방객들을 곶자왈로 이끌었다. 과거 가시덤불과 돌밭으로 뒤덮여 '버려진 땅'으로 천대 받던 곶자왈은 지금, 다양한 희귀식물이 서식하는 '생명의 숲'이다. 청수곶자왈로 들어가려면 모진흘물을 거쳐야 한다. 연못처럼 생긴 모진흘물 주변엔 수령 500년 된 팽나무들이 가지를 늘어뜨리고 있다. 모진흘물. 마을 안길을 따라 5분 여를 걷자 청수곶자왈 지대가 눈 앞에 펼쳐졌다. 청수곶자왈은 운문산 반딧불이를 관찰할 수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생명력 넘치는 자연을 느낄 수 있는 청수곶자왈. 환경지표종인 반딧불이가 대규모로 발견됐다는 건 그만큼 곶자왈이 청정하다는 뜻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개체수가 줄어 아쉽다. "빛을 내는 반딧불이는 수컷입니다. 암컷을 유혹해 짝짓기를 하려고 빛을 내는데, 외부 불빛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청수곶자왈에 운문산 반딧불이가 많이 서식한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많은 사람들이 이 곳에 사진을 찍으러 왔는데 플래시를 터트리고 그러다보니 개체수가 확 줄었습니다." 에코투어에 동행한 한라일보 강희만 사진부장은 제발 이 곳에선 플래쉬를 터트리며 사진을 찍지 말라고 당부했다. 곶자왈에서 만난 다양한 나무들의 생김새는 이채롭다. 상동나무(삼동나무)는 하늘을 향해 지표면에서 90도 각도로 곧게 뻗어있다. 여느 나무에서 발견되는 그 흔한 '굴곡'이라곤 찾아볼 수 없다. "햇볕을 더 받아서 '살려고' 하다보니 이렇게 일직선으로 뻗어 올라간 것이에요." 이권성 소장의 말이다. 곶자왈 한 켠에 자리잡은 남오미자 나무엔 열매 한송이가 위태롭게 달려있다. 남오미자 청수곶자왈에서 오설록을 지나 저지곶자왈로 향했다. 저지곶자왈도 청수곶자왈처럼 마을 안길을 거쳐야 제 속살을 내준다. 저지곶자왈에 들어서는 순간 주인 없는 탱자나무가 반겼다. 탱자 저지 곶자왈에도 신기한 나무들이 많다. 나무 이름이 '이나무'란 설명에 한바탕 웃음꽃이 피고, 한 켠에 자리잡은 목화 군락에선 '옛날엔 열매를 따다 먹었는데'라며 옛 추억을 떠올린다. 점심은 마을 주민이 운영하는 식당에서 해결했다. 종가시나무 점심을 먹고 저지오름에 올랐다. 저지오름은 마을의 자랑이다.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에서 저지오름은 대상인 '생명상'을 차지했다. 저지오름은 '새오름'이라고 불리운다. 새오름의 유래를 알려면 부지런히 정상으로 올라가야 한다. 정상에서 내려다 본 제주의 경치는 눈이 시릴 만큼 아름답다. 당산봉, 차귀도가 한 눈에 들어왔다. 13차 에코투어는 모진흘물에서 저지오름으로 이어진 여정이었다. 강희만 기자 한편 오는 5일 실시하는 제14차 에코투어는 영실주차장~하원수로길~고지천~옛표고밭길~한라산둘레길~궁상천길~고지천 건천~법정사 주차장 코스에서 펼쳐진다. 올해 에코투어는 15차 탐방을 마지막으로 끝을 맺는다.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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