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개발의 광풍이 거세다. 상상할 수 없는 투자와 관광객이 온다. 신나는 일이다. 반면에 교통체증은 서울 강남을 능가한다. 쓰레기장은 넘쳐서 어느 지역에도 없는 요일별 쓰레기 수거까지 하고 있다. 아파트와 땅값은 상한치가 어딘지 모르게 뛰고 있다. 대낮의 성당도 범죄로부터의 안전지대가 아니다. 이것이 우리가 바라는 제주개발의 방식과 결과인가에 대해 치열하게 논쟁 중이다. 이보다 더 가야 한다는 개발론자의 주장과 너무 심하니 좀 더 천천히 가자는 신중파 간의 대립이 끊임이 없다. 이러한 논쟁에서 해답을 어디서부터 찾아야 할까. 필자는 지역개발의 민주주의에서 그 답을 찾아 나서야 한다고 주장한다. 지역개발의 민주주의는 주민의, 주민에 의한, 주민을 위한 지역개발을 하고 있는지를 말한다. 과연 제주지역개발은 개발민주주의가 얼마나 반영되고 있는지를 살펴보자. 첫째, 주민의(of the people) 지역개발에 대한 평가다. 주민의 지역개발이란 주민들의 참여에 의해 지역개발이 이루어지고 있는지를 말한다. 지역개발이 주민들의 자본과 기술들이 참여하는 가운데 이루어지고 있는가. 아니면 지역주민들은 제쳐 두고 외지 또는 외국의 자본과 기술이 독점하는 지역개발이 이루어지고 있는지, 그래서 지역주민들은 개발의 주인이 아니라 개발의 대상이 되고 있는지를 살펴본다. 둘째는 주민에 의한(by the people) 지역개발을 하고 있는지에 대한 평가다. 다시 말하면, 지역개발의 방향과 목표, 수단 등 지역개발에 대한 정책 결정을 지역주민들이 주도하고 있는가? 혹은 자본가와 외지 개발업자들이 요구하는 대로 규제를 풀고, 토지를 제공하고, 세금을 감면하는 등 막대한 특혜를 제공하고 있는지를 평가하는 항목이다. 여기서 제주지역개발은 과연 주민에 의한 개발인지, 자본가에 의한 개발인지를 알 수 있다. 셋째는 지역개발의 결과가 지역주민을 위한(for the people) 개발이 되고 있는지에 대한 평가다. 지역개발로 인해 지역주민들의 고용은 증대되고 소득은 높아지고, 삶의 환경은 쾌척하는 등 삶의 질이 향상되고 있는가, 아니면 지역개발이 하면 할수록 오히려 주택, 토지 가격이 급등하고 환경은 파괴되는 등 생활환경은 오히려 이전보다 못한 결과가 나타나고 있는지에 대한 검토다. 또한 개발의 이익도 자본가에게만 흐르는지 아닌지도 이 분야의 평가에 중요한 지표가 된다. 제주개발의 현주소는 어디쯤일까? 수천억의 투자만 보일 뿐 지역주민들 모습이 전혀 보이지 않는 개발현장을 바라본다. 수천억, 수조원을 투자하는 자본가일수록 개발과정에서 더 지원을 받는 반면에 자본과 기술이 없는 도민들은 개발과정에 점점 열외 되고 있어 원주민이 되어 가는 모습을 본다. 개발이익은 개발업자에게 당연히 가는 것이 자본주의 원리라는 주장에 고개 숙인 도민들의 기죽은 모습도 흔하게 본다. 현재와 같이 자본의, 자본에 의한, 자본을 위한 제주지역개발이 우리와 우리 후손을 위한 개발모형일까. 아니지만 다른 대안이 없지 않으냐고 힐난할 도정과 지역 정치인들에게 반문해 본다. 그러면 현재와 같이 외국인의, 외국인에 의한, 외국인을 위한 개발이 제주개발의 정답이냐고! 그럴 바에야 차라리 잘하지 못할지라도, 설령 시일이 걸리더라도 제주도민의, 제주도민에 의한, 제주도민을 위한 방식으로 가자고 말이다. 훗날 제주의 역사는 아무리 멋진 지역개발도 그 개발이 지금처럼 남의, 남에 의한, 남을 위한 지역개발이 지속된다면 이 시기는 최악의 개발이었다고 기록할 것이다. <양영철 제주대학교 행정학과 교수>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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