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겨울 날씨속 따스한 햇살을 비춘 서귀포시 성산읍 신천목장에는 주황색 물감을 뿌려 놓은 듯 감귤껍질을 말리는 풍경이 장관을 이루고 있다. 한라일보DB 16만여㎡ 초지에 펼쳐진 감귤피 진풍경 발아래로 보이는 수평선·일몰도 볼거리 찬 바람에 자연스레 옷깃을 여미게 되는 이 계절. 오직 지금 시기에만 만나볼 수 있는 이색 명소가 있다. 서귀포시 성산읍에 위치한 신천목장. 신천목장은 하절기에는 여느 목장과 다를 바 없이 한우를 방목하는 평범한 목장이지만 11월부터 3월까지 동절기에는 특별한 곳으로 변신한다. 신천목장의 소유주인 남해상사는 이 시기에 한우 방목을 중단하고 감귤껍질(감귤피)을 건조한다. 이 풍경이 장관인지라 많은 유명세를 타고 있다. 이 곳 신천목장이 풍경 하나로 사람들 발길을 사로잡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남해상사는 이 기간에만 10만t 안팎의 감귤피를 건조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 광경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엄청난 양의 감귤피들이 내뿜는 주황빛깔의 향연이 웅장하기까지 해 놀라울 정도다. 신천목장내 해안길은 올레길 3코스로 이어져 있기도 하다. 남해상사 최종수 사장은 이 곳이 사유지임에도 올레길 탐방객과 관광객들을 위해 흔쾌히 문을 활짝 열어뒀다. 최근에는 이 곳을 찾았던 관광객들이 감귤피를 배경으로 찍은 사진을 SNS 등에 올리면서 입소문을 타 방문객이 급증했다고 한다. 신천목장이 알려지지 않았을 당시에는 올레길 탐방객들만 듬성듬성 찾아왔던 것이 요즘에는 방문하는 차량이 수백대에 이르는 날도 있다고 하니 웬만한 관광지보다 방문객이 많다. 매일같이 찾아오는 관광객들은 감귤피를 배경으로 연신 셔터를 눌러댄다. 간간이 웨딩 촬영을 위해 찾아온 커플들도 목격된다. 당연한 소리겠지만 감귤피가 발산하는 색이 사진마다 다르기 때문에 결과물도 모두 제각각이다. 이에 대해 남해상사 관계자는 소소한 노하우를 알려줬다. 날씨에 따라 감귤피의 빛이 미묘한 차이를 보이기 때문에 날이 좋은 날 와야 보다 아름다운 사진을 건져갈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 눈에는 같은 색처럼 보이지만 햇살에 따라 사진 속 감귤피들은 저마다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감귤피들은 햇살이 가득한 날 본연의 빛을 온전히 드러낸다. 신천목장에서 감상하는 일몰도 특별하다. 바다 너머와 산 너머에서 지는 해를 동시에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일몰을 산에서 볼지 바다에서 볼지 고민하고 있다면 신천목장을 찾아가 보자. 인터넷과 제주관광협회가 운영하는 제주올레에서는 이 곳을 '신풍신천바다목장'이라고 소개하고 있지만 이 곳의 정식 명칭은 신천목장이다. 이 일대 10만평 부지가 옛날에는 신천마장이라고 불리며 지역주민들의 공동소유였다고 한다. 현재 신천목장을 소유하고 있는 남해상사와 또 다른 업체가 16만5000여㎡(5만평)씩 나눠 매입하면서 지금에 이르렀다. 하지만 아직도 지역주민들은 이 일대를 신천마장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이번 주말 신천목장을 찾을 계획을 세웠다면 이 두 가지는 꼭 기억하자. 먼저 현재 신천목장은 사유지이지만 남해상사에서 올레길 탐방객과 풍광을 감상하러 찾아오는 관광객들을 위해 무료 개방하고 있다. 이 때문에 성숙한 시민의식이 필요하다. 방문객 스스로 안전사고에 유의하고 목장시설도 깨끗하게 이용하자.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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