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아나는 남태평양의 모투누이 섬에 사는 16살 소녀다. 섬 생활은 천국처럼 평화롭지만, 모아나는 섬을 둘러싼 암초 넘어 세상이 늘 궁금하다. 하지만 족장인 아버지는 섬에 있는 그 누구도 암초 밖으로 나가지 못하게 한다. 어느 날부터인가 섬 주변 바다에서 물고기가 한 마리도 잡히지 않고, 섬 안의 코코넛 열매도 썩기 시작한다. 모아나는 할머니로부터 섬이 오래전 저주에 걸렸다는 이야기를 듣고, 저주를 풀기 위해 홀로 노를 저어 먼 바다로 나간다. 디즈니 애니메이션 '모아나'는 모험심 강한 16살 소녀와 그를 돕는 반신반인의 친구 마우이가 망망대해에서 펼치는 모험을 그렸다. 태평양 전역에서 전해져 내려오는 전설이 영화의 토대가 됐다. '모아나'에는 그 흔한 러브스토리도, 명백한 선과 악의 대결도 없다. 그러나 소녀가 겪는 짜릿한 모험과 이를 통해 소녀가 점점 강해지고 성장해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즐겁고 감동적이다. 모아나는 그동안 디즈니 애니메이션에서 봐왔던 여주인공 가운데 가장 진취적인 캐릭터라 할 만하다. 디즈니 여주인공들은 '포카혼타스'(1995), '뮬란'(1998), '라푼젤'(2010), '겨울왕국'(2913) 등을 거치며 다른 사람에게 의존하기보다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고 운명을 개척하는 강한 캐릭터로 변해왔다. 모아나는 아버지의 말을 거역하지 못하는 10대 소녀였지만, 바다가 자신을 선택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 뒤에는 온갖 역경에 굴하지 않고 노를 저어 섬을 구하는 영웅으로 거듭난다. '난 할 수 없어'를 되뇌던 소녀가 마침내 자아를 찾고 한 단계 도약하는 모습에서는 박수를 쳐주고 싶을 정도다. 요즘 말로 걸크러시(여성이 여성에게 반할 만큼 멋지다는 뜻)의 매력이 물씬 풍긴다. 모아나와 짝을 이루는 마우이의 활약도 볼거리다. 마우이는 마법의 갈고리만 있으면 무엇이든 변신할 수 있는 능력을 지녔다. 여신의 심장을 훔쳤다가 결정적인 실수로 돌섬에 수천 년 동안 갇혀 지낸 그는 '전설 속 영웅'이라는 명성을 되찾기 위해 모아나를 돕는다. 입만 열면 무용담을 잔뜩 늘어놓는 '허세 캐릭터'지만 사실은 가슴 아픈 사연을 지녔다. 이들 콤비가 바다에서 만나는 '적'들도 허를 찌른다. 귀엽지만 잔혹한 코코넛 해적단, 자아도취에 빠진 15m 크기의 거대한 게가 장애물로 등장하지만 '악역'까지는 아니다. 바보 수탉과 애완 돼지 등은 신스틸러 역할을 했다. 영화 속 주 무대인 넓고 푸른 바다는 물론 하와이를 떠올리게 하는 남태평양 섬의 풍광, 그리고 그 섬에 사는 사람들의 생활 모습까지 하나하나 세심하게 신경 쓴 흔적이 역력하다. '인어공주'(1991), '알라딘'(1992)을 탄생시킨 론 클레멘츠와 존 머스커 감독이 공동 연출했다. '모아나'는 디즈니가 '겨울왕국' 이후 3년 만에 내놓은 뮤지컬 애니메이션으로, 이 영화의 메인 테마곡 '하우 파 아일 고'(How Far I'll Go)를 비롯해 남태평양 원주민 음악 분위기가 물씬 나는 노래 등 다양한 음악들을 들을 수 있다. 국내 더빙 버전에서는 모아나의 노래 연기를 가수 소향이 맡았다. 12일 개봉.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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