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관 염증으로 손·발가락까지 절단돼 흡연이 버거병 유발·악화시킨다 '상식' 대부분 만성 질환은 완치는 포기하고 조절을 중요시하는데, 그 중에는 사지 말단이 괴사(세포나 조직의 일부가 죽음)되거나 심할 경우 절단까지 초래할 수 있는 혈관 질환인 '버거병'이 있다. 제주대학교병원 감염내과 감염관리실 정문현 교수의 도움으로 버거병과 감염에 대해 알아본다. 버거병으로 인해 조직이 괴사된 발가락. 버거병으로 인해 조직이 괴사된 발가락. 흡연이 버거병을 유발 또는 악화시킬 것이라는 것이 모든 의료인이 갖고 있는 상식인데, 이런 상식으로 설명되지 않는 예들이 간혹 있다. 버거병 환자에서 분리한 균을 단클론항체를 이용해서 간접형광항체법으로 염색한 균. 이런 설명하기 어려운 현상들을 이해하기 위해 흡연 이외의 원인을 찾던 중 버거병이 감염질환임을 제시하는 연구들이 나왔다. 1960년대에 환자에서 균을 발견했다는 논문이 간헐적으로 있고, 항생제로 좋아졌다는 논문 역시 있었다. 다만 보고된 환자가 1~2예에 불과해서 관심을 받지 못했다. 감염이 되면 나타나는 항체 검사 연구도 간혹 있었는데, 연구자마다 결과가 조금 달라서 이 결과 역시 그다지 주목을 받지 못했다. 혈관조영술에서 혈관이 막힌 사진. 원인이 감염병이라면 과거보다는 버거병 치료가 쉬워질 수 있다. 예를 들어 기존의 치료법에 더해 감염병에 사용하는 항생물질들을 사용한다면 버거병 치료 효과를 높일 것으로 예상됐다. 문제는 환자 수가 줄면서 사회적 관심이 줄고 이에 비례해 연구비도 줄면서, 이 분야 연구자가 점차 줄고 있다는 것이다. 최적의 치료제를 찾으려면 먼저 실험실에서 확인을 하는 것이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인데 이런 실험도 할 수가 없는게 현실이다. 이런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연구가 계속된다면, 조기 진단이나 예방도 가능할 것이고, 수십 년 후에는 완치도 가능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기대하고 있다. 아직은 많은 부분이 추정에 불과하지만 금연과 기존의 치료법으로도 일상생활이 불편하다면 위와 같은 가능성도 한번은 고려해 볼 수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또 감염과 염증의 개념이 추가돼 치료한다면 진행 속도를 늦출 가능성이 있다. 흡연은 혈관을 수축시키기에 혈관이 좁아지는 대부분의 질환을 악화시키는데, 금연을 하면 이런 혈관 수축이 없어지므로 증상은 좋아진다. 하지만 증상에 관계없이 감염과 염증은 계속 진행되는 것이기에 시간이 흘러 10년이나 20년 뒤에는 다른 부위들이 좁아지게 되고 이에 대해 시술이나 수술을 다시 받아야 한다. 따라서 만일 염증을 줄이는 약제가 이런 진행을 조금이라도 늦춰준다면 혈관이 막히는 정도도 줄일 것이고, 그 결과로 증상도 덜하고 시술이나 수술을 받는 횟수도 줄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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