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 민속오일장 내 어묵과 옥수수 좌판에서 모락모락 솟아오르는 김이 두 볼에 닿을 때면 한겨울이지만 마음이 훈훈해지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사진=한라일보 DB 먹거리·볼거리 다양… 구경 재미 ‘쏠쏠’ 인정 넘치는 오일시장… 흥정의 묘미도 ‘없는 게 없는’ 제주시 민속오일장 제주도내 대표 전통시장인 제주시 민속오일시장. 농·축·수산물은 물론 의류, 잡화까지 없는 게 없는 곳이다. 제주시 도두동 인근 1만8000㎡(5465평)의 광활한 부지에 900여개의 상가가 입점해 있어 시장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한 곳이다. 제주도에는 총 10곳의 오일시장이 있는데, 제주시 민속오일시장은 이 중 규모가 가장 크고 입점해 있는 상가 수도 제일 많다. 이 곳 시장에서는 우리네 어머니들의 삶의 향기를 맡을 수 있다. 이처럼 민속오일시장에는 유난히 단골이 많다. 개인은 물론 각종 음식점 등 자영업자들이 많이 찾아와 재료를 사가기도 하고, 음식에 대한 조언을 얻기도 한다. 시장에서 이렇게 이어진 인연의 고리는 수십 년 동안 지속되는 게 다반사다. 이렇게 중간 유통과정을 거치지 않다 보니 가격도 만족스럽다. 제주시 민속오일시장에 가면 꼭 들러야 하는 곳이 있다. 이른바 '할머니 장터'가 그 곳이다. 할머니 장터에는 65세 이상 어르신들이 운영하는 300여개의 할머니 점포가 있는데, 어르신들이 직접 재배한 귤, 파, 마늘, 호박, 버섯, 콩 등 다양한 농산물을 판매하고 있다. 이들은 제주시와 상인회의 배려로 상인회에 정식 등록은 되지 않았지만 시장 내에서 장사를 하고 있다. 제주시와 상인회에서는 이들에게 시장 이용료, 수도료, 전기료 등을 받지 않고 있다. 1500여 명이 가입돼 있는 제주시 민속오일시장 상인회 김영철 회장은 "할머니 점포에서 파는 상품들은 직접 재배한 농산물로 품질도 믿을 수 있고, 어르신들이 가격도 싸게 판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민속오일시장은 젊은이들의 데이트 코스로도 각광받고 있다. 순대국밥, 떡볶이, 튀김, 옥수수 등 구수한 먹거리와 싱싱한 제주특산물은 물론 강아지, 새 등도 만날 수 있어 볼거리도 풍부하기 때문이다. 매월 2·7일에 5일 간격으로 열리는 제주시 민속오일시장은 3년전만 하더라도 장날 평균 방문객 수가 7만여 명에 육박했다. 시장 입구에서 진입까지만 1~2시간이 걸릴 정도로 많은 사람들로 붐볐다. 김 회장은 "이 때는 내·외국인 관광객이며 도민 가릴 것 없이 많이 찾아 왔었다"면서 "상인들도 즐겁게 일할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 시기에 비해 방문객이 30% 가까이 줄어 상인들의 시름이 깊다. 김 회장은 "최근에는 중국인 단체 관광객도 줄고, 경기 불황의 여파로 대체로 찾는 이가 많이 줄었다"면서 "장날에는 차도 많이 막히고 주차할 곳 찾는 것도 힘들다 보니 편한 대형 마트를 찾는 사람들도 많아졌다"고 토로했다. 현재 민속오일시장에는 차량 1526대를 세울 수 있는 부설주차장이 마련돼 있지만, 공간이 부족한 상태다. 이 때문에 오는 5월에 770대가 주차 가능한 주차빌딩이 착공에 들어간다. 김 회장은 "대형마트가 장 보기에 편할 수는 있지만 시장에 오면 깎아달라며 가격 흥정하는 재미가 있지 않느냐"면서 "또 오후 5시 이후에 오면 떨이로 팔기 때문에 더 싼 가격에 사갈 수 있다"고 소소한 노하우를 알려주기도 했다.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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