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3월이 되어 새로운 학기가 시작되었다. 대학 캠퍼스에도 학생들의 분주한 발걸음으로 더욱 활력이 넘쳐나고 있다. 모든 학교에서 일제히 입학식을 열고 신입생들을 맞이하였다. 해맑은 미소의 새내기 학생들을 보면서 불현듯 30년 전 나의 대학 신입생 시절을 떠올려 본다. 당연히 내가 입학하였던 70년대와 지금의 사회상에는 커다란 차이가 있다. 그 중에서도 학생들의 옷차림에서 느껴보는 가장 큰 변화는 휴대전화 문화인 듯하다. 요즘 학생들은 캠퍼스를 걸으면서도 부지런히 휴대전화와 대화하곤 한다. 나의 대학시절에는 전혀 예측하지 못하였던 사회 변화이다. 지금은 사회 모든 분야에서 컴퓨터 없는 업무활동을 생각할 수 없다. 그러나 대학입학 당시에는 나도 컴퓨터의 기능이 무엇인지 정확히 인식하지 못했었다. 고성능 전자계산기 정도로만 알고 있던 시기였다. 이렇게까지 개인용 컴퓨터가 보편화되고 인터넷 세상이 열릴 것이라고 누가 예상할 수 있었을까? 그러나 이러한 변화는 이제 시작에 불과한 듯하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4차 산업혁명에 대한 논의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은 컴퓨터 기술을 바탕으로 인공지능, 로봇, 생명공학 등이 융합하여 새로운 산업을 도출하는 사회변화를 의미한다. 앞으로 우리는 사물에 컴퓨터 기반의 인식 기술이 접목되어 인간과 교감하게 되는 시대를 살아가게 된다. 사람이 아닌 기계하고 대화하는 시대가 오게 될 것이다. 예를 들면 일을 마치고 퇴근하면서 난방장치에 명령하면 난방 시스템이 스스로 작동하여 쾌적한 실내온도를 유지하게 한다. 최근 알파고 바둑대결에서 보았듯이 수리력 중심의 업무 영역에서는 컴퓨터 인공지능이 인간의 사고 능력을 넘어서고 있다. 수리분야 뿐만 아니라 모든 분야에서 인간 지능을 능가하는 수준이 되도록 끝없는 도전이 이루어질 것이다. 앞으로는 인간 간의 경쟁이 아니라 사람과 인공지능간의 경쟁이 더욱 중요한 관심사가 될지도 모른다. 생명공학 분야에서도 개인별 유전자 분석에 따라 맞춤형 건강 진단과 예방, 치료가 이루어지는 시대가 도래할 것이다. 이러한 4차 산업혁명은 미래에 닥쳐 올 일이 아니라 현재 진행형인 물결이다. 이에 따라 새로운 산업과 직업이 탄생할 것이며 또한 사라지는 일자리도 적지 않을 것이다. 현재 수많은 대학들이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한 교육제도 혁신에 몰두하고 있다. 그 중심에는 학문간 융합 커리큘럼 운영이 자리잡고 있다. 컴퓨터 인식기술이 1차 농수축산업이나 2차 제조업 그리고 3차 서비스업에도 융합되어 산업혁신을 주도할 것이다. 이러한 융합능력을 배양할 수 있는 교육과정 운영이 필요하다. 앞으로 30년 후 대학 신입생의 모습을 그려 본다. 어쩌면 개인용 비서로 로봇 하나씩을 데리고 다닐 수도 있다. 지금 핸드폰과 교감하는 모습 대신에 로봇과 자연스럽게 웃으며 대화하는 시대가 되지는 않을까? 이러한 미래를 열어가는 것은 창의적 사고력으로 무장한 미래세대의 몫이다. 개척정신을 갖고 도전하는 삶을 사는 이들이 많아야 우리 사회는 발전할 것이다. 미래 사회에 대한 예측능력을 갖고 남들이 가지 않았던 길을 걸어가길 대학에 입학한 새내기들에게 기대해 본다. 4차 산업혁명은 과학기술을 생활에 접목하여 인간을 더욱 풍요롭고 건강한 삶을 영위하게 하는 목표를 향하여 나아가고 있다. 이러한 변화에 우리 모두가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대처해 나가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남호 제주대 화학·코스메틱스학과 교수>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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