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아이가 10~20분 정도의 비교적 일정한 간격을 두고 주기적으로 배가 아프다가 다시 통증이 사라지는 것을 반복하게 되면 장중첩증을 의심해야 한다. 제주대학교병원 소아외과 정규환 교수가 어린이를 진료하고 있다. 제주대학교병원 제공 대부분 생후 6개월~만 2세에 나타나 통증 표현 힘든 때여서 병원방문 고민 초음파로 확인 뒤 수술이 필요할 수도 긴 겨울잠을 자던 동물들이 깨어난다는 경칩도 지나면서 완연한 봄이다. 어린이집 및 유치원과 초등학교에는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야 하는 새내기들의 합창소리가 들린다. 그러나 가정을 떠난 아이들에게는 낯선 곳에서의 적응이 쉽지 않다. 부적응으로 인해 각종 질환에도 쉽게 노출된다. 제주대학교병원 소아외과 정규환 교수의 도움으로 소아에게 나타날 수 있는 장중첩증에 대해 알아본다. 어린 아이들이 아프다고 할때 대개 부모들은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된다. 대표적인 예가 "얘가 정말로 아픈 걸까, 아니면 무언가 다른 이득을 바라고 버릇처럼 말하는 것일까"이다. 물론 평소 아이의 행동 양식을 알고 있는 부모 및 보호자들은 "아, 정말로 아픈가 보구나"라고 어렵지 않게 생각할 수는 있다. 그런데 아이에게 통증을 유발하는 질환 중 애매모호한 것이 있다. 배가 아프다고 오는 아이들의 경우 소아과 의사들이 가장 난감해 하는 부분이다. 차라리 기침, 콧물에 열이 끓으면 부모 마음은 급하고, 의사는 아이 달래며 진찰하느라 진땀을 빼겠지만 증상이 명확하니 그에 따르는 처방 또한 분명한 경우가 많다. 하지만 배가 아픈 경우는 경우의 수가 많기 때문에 진단이 과하거나 혹은 늦어지거나 해서 이래저래 부모와 의료진 모두 마음 상하는게 다반사다. 특히 말을 못하거나 표현을 정확히 하지 못하는 어린 아이들 일수록 이런 사례는 증가할 수 밖에 없다. 가장 쉬운 예로, '급성충수돌기염'을 들 수 있다. 소위 '맹장염'이라고 불리는 이 질환은 증상의 시작이 모호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입맛이 없어지거나, 뱃속이 더부룩하거나, 무른 변을 볼 수도 있고, 구토만 하는 경우도 있다. 그나마 나은 경우가 배꼽 주위로 통증이 시작돼 오른쪽 아랫배로 증상이 이동하면서 강해지면, 또 열까지 함께 동반한다면 누구나 한번쯤 의심해 볼 수 있다. 그래도 급성충수돌기염의 경우, 자신의 증상을 충분히 표현할 수 있는 나이에 발병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다행이라면 다행일 수 있다. 증상은 배에 가스가 차는 듯이 빵빵해지고, 구토를 할 수도 있다. 열이 나기도 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아이들이 꼼짝도 않고 가만히 누워있기도 한다. 이미 완전히 쳐진 상태가 됐거나, 장 괴사 진행으로 천공이 됐을 수도 있다. 그렇다고 처음부터 증상이 이렇게 나타나지는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10~20분 정도의 비교적 일정한 간격을 두고 주기적으로 배가 아프다고 한다. 아파할 때는 데굴데굴 구를 정도로 몹시 심하게 아프다가 그 시점이 지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안 아프고, 이 때 통증으로 힘들었기 때문에 쳐져서 누워있거나 잠이 든다는 얘기다. 이것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면 장중첩증을 의심해야 한다. 이럴 경우 부모나 보호자들은 아이를 병원에 데려가야하나 마나 고민할 수 밖에 없다. 진단은 초음파로 확인이 된다. 소장이 대장 안으로 파고 들어가 있기 때문에 단면을 보면 과녁처럼 보이게 되고, 해당 장 주변의 림프절들이 커져있고, 장들이 부어 있는 것이 확인된다. 치료는 중재적영상의학에서 X레이 투시하에서 공기나 조영제를 이용해 정복술을 시행하고, 3차례 정도 시도해도 치료가 안 되거나 재발하는 경우 수술적 치료를 하게 된다. 장이 괴사돼 천공이 있는 경우에도 수술을 받아야 한다. 장중첩증은 소위 '잘하는 병원'이 따로 있지 않다고 정규환 교수는 소개했다. 정 교수는 "세 살 미만의 아이가 잘 먹으려하지 않고 주기적으로 반복해 배가 아프다면 한번쯤 의심하고 가까운 병원에서 초음파 검사를 받기를 권하고 싶다. 어떤 질환이든 진단과 치료 시기가 중요하겠지만 장중첩증 역시 이러한 시간과의 상관관계가 아이의 치료 결과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수년 전 장중첩증의 치료시기를 놓쳐 사망한 아이가 있던 경우도 있기에 한 번쯤 꼭 짚어봐야 하겠다"고 조언했다.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이 기사는 한라일보 인터넷 홈페이지(http://www.ihalla.com)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 문의 메일 : webmaster@ihall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