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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를 푸르게/도심을 정원으로](9)시민 참여형 도시숲
시민·기업 참여로 도심에 푸른 빛을
김지은 기자 jieun@ihalla.com
입력 : 2017. 03.16. 00:00:00

전국적으로 많은 도시숲이 시민들의 참여로 만들어지고 있는 가운데 스타의 팬들이 비용을 십시일반 모아 만드는 '스타 숲'도 조성되고 있다. 사진은 가수 로이킴의 팬클럽이 조성한 '로이킴 숲'의 전경. 사진=트리플래닛 제공

전국서 시민·기업 참여로 도시숲 조성
제주에선 수목 기부 등 기업참여 저조
올해 기업·시민 참여형 숲 선보일 듯

'서울숲, 울산 대공원, 대전 유림공원'. 저마다 지역을 대표하는 이들 도시숲의 공통점은 무얼까. 지자체와 기업 또는 시민이 함께 만든 '녹색 공간'이라는 점이다. 기업은 숲을 만드는 데 들어가는 비용을 부담하고 시민들은 나무를 심으며 힘을 보탰다. 그렇게 조성된 숲은 도심의 새로운 색을 입히고 있다.

전국적으로 많은 도시숲이 시민들의 참여로 만들어지고 있다. 산림청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9월까지 기업·시민이 참여하는 '도시녹화운동'을 통해 115㏊에 달하는 새로운 숲이 만들어졌다. 축구장 161개를 넘는 크기다. 총 39만명이 참여했고, 기업과 개인이 기증한 나무가 20만그루에 달하는 등 예산 62억원을 절감하는 효과를 냈다고 산림청은 분석했다.

민관이 협력하는 도시녹화운동의 중요성이 커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정부와 지자체가 한정된 예산으로 사업을 주도하는 구조에선 도시숲을 확대하는 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이에 일부 지역에선 '서울그린트러스트', '푸른인천가꾸기 운동 시민협의회' 등 도시숲 트러스트를 구성해 이 같은 문제를 보완하고 있다. 민간단체가 주도하는 트러스트는 기업이나 개인에게 숲 조성에 필요한 수목이나 비용 등을 기부 받아 숲을 만들고 유지·관리에도 참여한다. 도시숲 조성을 활성화하기 위한 민·관 협력기구인 셈이다.

하지만 제주에선 도시숲 조성이 일부의 움직임에 그치고 있다.

나무 심기나 꽃길 조성 등에 시민 참여를 동원하는 방식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한 데다 이를 위한 기업의 기부도 소극적이다. 지난 한 해 도내에선 민간단체 2곳과 일부 개인이 나무 260여 그루를 기증했을 뿐 기업의 참여는 없었다.

이에 제주도는 올해 시민·기업이 참여하는 도시녹화운동을 확산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올해 처음으로 기업이 만든 도시숲도 선보인다. 제주도는 시민이 참여하는 숲 조성 분위기를 띄우기 위해 트리플래닛과 손을 잡았다.

도시숲 조성을 활성화하기 위해선 제주도나 행정시를 중심으로 도시숲 트러스트를 구성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시민·기업의 지속적인 관심을 유도하고 참여를 확대하기 위해서다. 이는 시민들이 도시숲 관리에 능동적인 주체가 되고 도시의 생태적 건강성을 높이는 일과도 연결된다.

제주도 관계자는 "'사계절 꽃 피는 제주 만들기'(꽃길 조성) 사업에 기관·단체 참여를 확대해 주민과 함께하는 도시녹화운동 분위기를 만들 것"이라며 "우선 이 부분을 도시숲 트러스트로 확대하는 형태를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지은기자

숲에 이야기를 담으면 특별해진다
트리플래닛, 이니스프리와 제주에 숲 조성
가족숲 등 이야기 담긴 공간으로 참여 이끌어

오는 5월 제주시 구좌읍에는 '특별한 숲'이 문을 연다. 기업이 숲 조성 비용을 부담하고 시민이 함께 나무를 심어 만드는 공간이다. 지난해 9월말 제주도와 업무협약을 맺은, 나무 심는 소셜벤처 '트리플래닛'이 중심에 섰다.

트리플래닛은 화장품 브랜드 이니스프리와 함께 공유지인 구좌읍 매립지에 나무를 심어 숲을 만들고 있다. 이니스프리가 비용을 부담하고 이를 제주도에 기부 채납하는 방식이다. 이 과정에서 트리플래닛은 '고객'인 이니스프리가 낸 돈으로 나무를 심고 관리하며 숲을 일군다. 오는 5월 시민과 함께하는 나무 심기 행사를 진행한 뒤 1차 조성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트리플래닛 관계자는 "조만간 식재에 들어가며 시민들이 찾아와 휴식을 취하고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다"며 "현재 개발 단계에 있는 콘텐츠가 가시화되는 시점에서 좀 더 많은 내용을 공유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트리플래닛이 시민 참여를 유도하는 방식은 독특하다. 그 중 하나가 스타의 팬들이 비용을 십시일반 모아 만드는 '스타 숲'이다. 제주에선 처음으로 아이돌그룹 빅뱅의 지드래곤 숲이 제주감귤박물관에 조성되고 있다. 이외에도 '가족 숲', '기념 숲' 등 다양한 숲에 이야기를 입힌다. 회사 소개글처럼 '세상 모든 사람들이 나무를 심을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는 것이다.

트리플래닛 관계자는 "제주는 민간이나 기업이 참여해 숲을 조성하는 사례가 찾아보기 힘들고 관광객 증가로 인한 쓰레기 문제와 미세먼지 등으로 인해 환경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 "스타숲, 가족숲 등 시민참여형 숲 조성 활동을 통해 더 많은 시민이 참여해 환경 문제 개선에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지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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