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월요논단
[월요논단]현대는 낙서의 시대 - 댓글
편집부 기자 hl@ihalla.com
입력 : 2017. 03.20. 00:00:00
낙서는 아주 오래전부터 인간이 제일 먼저 행해왔던 예술이었다고 한다. 이러한 낙서들이 인터넷 시대로 접어들고 온라인세계에서 댓글이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행해지고 있다.

국어사전에 댓글은 인터넷에 오른 원문에 대하여 짤막하게 답하여 올리는 글이라고 명시되어 있으나 댓글의 용도는 정말 다양하게 변화되고 있다.댓글의 힘을 보여주는 댓글 저널리즘, 1빠, 1등을 겨루는 댓글 놀이, 사이트나 기업 광고 달기인 댓글 홍보, 익명성을 악용하여 남을 공격하는 댓글 범죄 등.

게시판 댓글은 특히 사람들의 커뮤니케이션 방식에도 혁신적인 변화를 주고 있으며 컴퓨터만 있으면 누구나 접근이 가능한 주체적 참여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인터넷 문화가 처음 선을 보였을 때 미디어는 표현의 자유를 촉진시키고 나아가 민주주의를 한층 더 발전시키는 모태가 될 것이란 기대를 하였다. 그러나 모든 사회현상에는 양면성이 있듯 댓글은 사람들의 다양한 참여를 통해서 다양한 의견이나 지식과 정보, 경험 등을 실시간으로 공유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면과 비대면성과 익명성이란 가면을 쓰고 보이지 않는 상대방에게 언제든지 인신 공격적이고 비방적인 댓글을 달 수 있다는 부정적인 면도 갖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댓글은 인터넷이라는 공간에서 상대방의 얼굴을 마주하는 대신 주로 글이나 사진 등을 통해 작성된다. 일부 네티즌들은 이러한 댓글의 비대면성과 익명성을 악용하고 '표현의 자유'라는 옷을 입으며 근거도 없는 문구나 소문, 온갖 욕설이나 비하하는 글을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고 있다.

마음이 강한 입장에서는 악플에도 견디며 법적 대응과 명예훼손 등을 통해 대응하기도 하지만 마음이 약하거나 무력할 경우에는 악플에 대한 고발도 하지 못하고 혼자서 그 괴로움과 후유증에 시달릴 수 밖에 없다. 또한 심리적으로도 상처를 입어 결국에는 자살과 같은 극단의 선택을 하는 경우도 종종 보게 된다.

사회적 약자이거나 특히 여성 단체, 성폭력사건, 여성 관련기사에서는 마구잡이식 비난 댓글을 쉽게 볼 수 있다. 사회적 약자에게 달리는 무책임한 댓글들을 보며 한국에서는 악플을 참아내는 법을 따로 배워야 되지 않을까 하는 씁쓸한 생각도 해보게 한다.

심한 욕설 댓글을 봐도 아무렇지 않게 인식하는 무관심 문화, 표현의 자유라고 항변하거나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될 줄 몰랐다고 하면서 단순히 댓글이 개인적 재미라고 하는 사람, 이런 댓글을 게시한 사람들을 규제 하기위해 여러 가지 처벌도 시행 하고 있으나 그것은 결과에 대한 사후 처리적인 법적처벌이다. 우리가 바라는 것은 예방적인 것이며 또한 바람직한 해결책이라 하기에는 미흡한 면이 있다. 규제와 처벌도 물론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악성댓글이 주는 사회적 피로감 등 전반적인 사회적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개선책 중 올바른 네티켓 교육과 네티즌의 자발적인 정화 움직임과 노력은 의미는 있으나 인터넷은 어디까지나 현실세계의 또 다른 모습이다. 현실에서 윤리가 바로 서지 못하는데 네티즌의 자발적이고 적극적인 정화된 모습을 바라기는 모순이 따른다. 그러므로 악성댓글의 궁극적인 해결책은 현실에서의 시민의 윤리의식이며 시민의 책임 있는 행동들에 있다고 본다.

<김봉희 제주한라대학교 사회복지과 겸임교수>
이 기사는 한라일보 인터넷 홈페이지(http://www.ihalla.com)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

문의 메일 : webmaster@ihall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