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사기 ‘작업대출’과 그 사기단을 소재로 다룬 ‘원라인’. 불법을 불법이라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도 있고, 합법과 위법의 경계를 아슬하게 넘나드는 사람들도 있다. 전자는 간단한 서류조작을 통해 대출이 어려운 사람을 도와주는 것일 뿐이라고 생각하는 '원라인'의 불법 작업대출 일당 '장 과장'과 '민재'다. 후자는 승리를 위해 동료의 치부를 만천하에 공개하는가 하면, 도청과 위치 추적 등 불법 행위도 서슴지 않는 '미스 슬로운'의 로비스트 '슬로운'이다. ▶원라인=평범한 대학생 '민재'(임시완)는 베테랑 사기꾼 '장 과장'(진구)의 눈에 띄어 불법 작업대출계에 입문한다. 경찰(안세하) 수사가 시작되자 '장 과장'은 잠적하고, '민재'는 체력 담당(박종환), 정보 담당(김선영)과 온라인으로 대출업 사세를 벌려나간다. 그러나 결코 서로를 믿을 수 없는 사기꾼들은 서서히 다른 속내를 드러내며 분열의 길을 걷는다. 구권이 신권으로 교체되기 직전인 2005년, 오프라인에서 성행하던 불법 작업대출(신용유의자 등 은행대출이 불가능한 사람들의 직업, 신용등급 등을 조작해 은행을 상대로 사기를 벌이는 것)이 온라인으로 옮겨가던 시절을 배경으로 한다. 입소문을 듣고 찾아온 고객에게 수기 장부를 기반으로 작업대출 계획을 짜주는 '장 과장'의 아날로그식 수법과 달리, 청년 '민재'는 온라인 바이러스로 고객을 끌어들여 순식간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한다. 시대 변화에 맞춰 변화하는 작업대출 세계 자체도 흥미롭지만 그 세계를 정밀하게 묘사하기 위해 5년 동안 취재했다는 양경모 감독의 끈기 또한 인정할만하다.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넘어가던 시절 특유의 분위기, 구권에서 신권으로 바뀌던 화폐개혁 흔적 역시 세밀하게 구현됐다. 131분. 15세 관람가. ‘미스 슬로운’.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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