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민회관서 제주아트센터까지 제주예술 흐름 담겨 최근 도시화 속 빈 건물 등 활용한 창작공간 조성 늘어 제주아트센터 격세지감이다. 지난 2월 공개된 문화체육관광부의 '2016 전국 문화기반시설 실태조사' 결과 제주지역 문화기반시설은 공공도서관 21곳, 박물관 63곳, 미술관 19곳, 문예회관 3곳, 지방문화원 2곳, 문화의집 18곳이었다. 이를 인구 100만명당 문화시설 수로 환산하면 201.8곳으로 전국에서 가장 많았다. 원도심거리예술제 제주시민회관 서귀포예술의전당 문예회관 문화시설수가 늘어온 만큼 향유자도 증가했을까. 시설 증가에 비례해 관람객이 매년 늘고 있다는 조사(2015 제주 사회조사 및 사회지표)결과가 있지만 분야별로 차이가 난다. 제주문예재단의 '2013 제주도민 문화의식 조사'에서 최근 1년 동안 무용 관람 경험이 있다는 응답자는 7.4%에 그쳤다. 같은 시기 전통예술 관람 경험자는 23.1%, 연극· 뮤지컬은 28.6%로 절반을 크게 밑돌았다. 그나마 미술, 사진, 서예, 공예, 디자인 등 전시예술을 관람했다고 답한 사람은 절반을 넘긴 55.1%였다. 그럼에도 지역 예술인들은 여전히 문화공간에 대한 갈증을 품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제주도가 2015년 12월 펴낸 '창작여건 개선을 위한 문화생태지도 구축사업 보고서'를 보면 설문에 참여한 시각예술 응답자들은 가장 필요한 지원으로 '창작기금과 수혜자 확대'에 이어 '발표지면과 공간 확대'를 꼽았다. 공연예술 분야 역시 '창작기금과 수혜자 확대', '공연시설 확대와 수준 개선' 순으로 답했다. 전통예술 분야 종사자들도 마찬가지였다. 도내 공연 예술인들은 중·소극장 규모의 발표무대 만이 아니라 연습실 확충을 시급한 과제로 여긴다. 개인보다는 팀을 이뤄 작품을 준비해야 하는 무대예술 분야 종사자들은 제대로 된 연습실 한 곳만 있어도 극의 완성도를 높일 수 있을 거라고 했다. 그래서 예술인들이 요구하는 '공간 확대'를 좀 더 넓게 해석해야 할 듯 싶다. 문화공간은 창작자와 소비자를 이어주는 역할을 맡는다. 공연·전시 등 예술인들이 자신들의 작품을 세상 밖으로 내보내는 창구 중 하나가 바로 문화공간이다. 공간은 지역 예술인들이 빚어낸 여러 창작물이 관객들과 처음 만나는 과정을 지켜본다. 그 공간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 시절 제주예술의 얼굴과 마주하게 된다. '공간으로 읽는 제주예술사'에서는 한국전쟁 이후부터 최근까지 문화공간의 특징 등을 통해 제주예술의 흐름을 짚으려 한다. 피란 예술인들이 제주예술계 형성에 영향을 끼쳤다는 점 등을 고려해 한국전쟁 시기를 출발점으로 삼았다. 예전과 같은 쓰임새는 잃었지만 아직까지 흔적이 남아있는 공간도 포함해 제주예술의 변천과정을 들여다볼 예정이다. 현재 운영중인 공간의 경우엔 공립시설을 중심으로 지역과 얼마나 밀착되어 있는지 살펴보겠다.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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