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 통행이 많은 신제주입구 교차로에서 '보행자 안전, 운전자가 먼저 지켜야 할 약속입니다'란 문구가 선명한 피켓을 들고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는 교통경찰. 원도심·축제장 등 곳곳 전방위 쓰레기 몸살 소란·투기 등 기초질서 위반사범 매년 늘어 전국 최저 수준서 맴도는 운전자 교통의식 도덕불감증 버리고 선진문화 함께 이끌어야 제주경찰은 지난 3월 13일 제주지역 55개소에서 교통사망사고 줄이기 캠페인을 진행하며 이색적인 홍보 활동으로 운전자들의 호응을 얻었다. 끼어들기 위반으로 단속된 운전자에게 범칙금 통고서를 발부하는 대신 '방향지시등 켜기 차량용 홍보 스티커'를 붙여줬던 것이다. 그로부터 약 20일쯤 뒤 제주경찰청 홈페이지를 통해 방향지시등과 관련한 민원이 제기됐다. 경찰 순찰차도 긴급 용무가 아닌 이상 제발 방향지시등을 좀 켜고 다녀달라는 내용이었다. 사고와 보복운전을 유발할 수 있는 방향지시등 미점등 행위의 위험성을 모를 리 없는 경찰은 즉각 사과글을 올려야 했다. # 부끄러운 질서 의식 지난달 초 2017 제주들불축제가 열린 새별오름 일대는 축제가 끝난 지 한달이 넘은 지금까지 당시 발생한 쓰레기가 곳곳에 남아 있다. 제주도는 '제주는 날마다 축제'를 내걸고 연중 펼쳐지는 다양한 축제를 홍보하고 있지만 제주는 이렇게 날마다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달에는 서귀포시내에서 노상방뇨를 하던 40대 남성이 경찰에 적발된 일이 있었다. 노상방뇨는 경범죄 처벌법 위반 행위로 범칙금 5만원 부과 대상인 비교적 경미한 범죄이다. 그러나 인적사항을 파악하는 경찰에 격한 반응을 보인 이 남성은 업무방해 혐의로 지명수배 중인 사실이 드러나 철창 신세를 져야 했다. 끼어들기 위반으로 경찰에 단속된 차량. 경찰에 따르면 2014년 1423건이었던 기초질서 단속 건수는 2015년 1198건으로 감소했다가 지난해 1915건으로 급증했다. 유형별로는 음주소란이 1078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쓰레기투기 1064건, 노상방뇨 498건, 인근소란 274건 순이었다. 올해 들어서는 3월 말 현재 음주소란 43건, 노상방뇨 31건, 쓰레기투기 20건, 인근소란 12건으로 집계됐다. 제주도는 지난 2007년 전국 최초로 '제주특별자치도 건강거리 지정 및 운영에 관한 조례'도 제정해 자연공원과 관광지, 유원지 등 공공장소에 금연구역을 지정 운영하고 있다. 이어 2015년부터는 버스정류장 등으로 금역구역을 확대했다. 그러나 한라산국립공원관리사무소에 적발되는 불법 행위 중 절반 정도는 여전히 흡연이다. # 바꿔야 할 운전습관 지난 2월 27일 오후 차량 통행이 비교적 많은 신제주입구 교차로에 싸이카를 몰고 온 경찰이 자리를 잡고 '피켓시위'를 벌이기 시작했다. 처음 목격한 상황에 서행하며 이 경찰을 바라보던 운전자들의 시야에 다음과 같은 문구가 들어왔다. "아이들은 아직 판단이 늦습니다. 어르신은 이제 걸음이 늦습니다. 보행자 안전, 운전자가 먼저 지켜야 할 약속입니다." 올해 들어 급증하고 있는 교통사망사고를 줄이기 위한 경찰이 고육지책으로 내놓은 예방홍보활동이었다. 과 원도심 골목에 버려진 쓰레기들. 사진=한라일보 DB 최근 경찰이 집중 단속 중인 음주운전은 2014년 4422건, 2015년 4318건, 2016년 5404건으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른 아침 출근시간과 점심시간까지 단속을 진행 중인 올해 들어서는 3월 말 현재 1586명이 적발됐다. 또한 단속이 강화된 방향지시등 미점등 행위는 2014년 10건에서 2015년 35건, 2016년 39건으로 늘었으며, 끼어들기는 2014년 27건에서 2015년 66건, 2016년 2489건으로 대폭 증가했다. 무단횡단 역시 2014년 2473건에서 2015년 5371건, 2016년 1만435건으로 급증했다. 반면 안전띠 미착용 행위는 2014년 2만3786건에서 2015년 9989건, 2016년 3377건으로 급감했다. 과속도 2014년 12만327건에서 2015년 3만331건으로 크게 줄었으며, 2016년에는 4만6891건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질병관리본부가 전국의 만 19세 이상 성인 약 23만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지난 19일 발표한 '2016년 지역사회 건강조사'에 따르면 제주도의 운전자석 안전벨트 착용률은 가장 높은 부산의 92.5%보다 약 20% 낮은 72.8%로 전국 꼴찌의 불명예를 안았다. # 작은 실천으로 시민의식 구축 최근 차량이 급증하면서 더욱 두드러진 불법 주·정차 행위는 행정당국도 해결책을 찾지 못할 만큼 심각하다. 불법 주·정차 지도 단속 업무가 올해 행정시에 이관되기에 앞서 제주시는 지난해 8월 2일부터 11월 6일까지 93일 동안 인도 위 불법주정차 행위를 집중 단속했다. 단속 결과 총 5554대, 하루 평균 약 60건 꼴로 단속돼 시민들의 주·정차 질서의식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단속인력이 부족한 제주시는 급기야 용역까지 의뢰해 상습 민원 발생 지역을 중심으로 순찰 활동을 강화하고 있지만 근절되지 않고 있다. 차량 증가세를 따라가지 못하는 주차공간과 시민의식이 실종된 불법 주정차 행위는 주차난을 더욱 가중시키는 연쇄반응을 일으키고 있다. 기초질서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지만 위의 사례에서 보는 것처럼 그 실천 앞에선 누구도 자유로울 수 없다. 특히 낮은 시민의식은 사회에 도덕불감증을 만연케 해 각종 비리에 무감각해지고, 대형사고로 이어져 재산과 인명피해를 일으킬 수 있는 단초를 제공하기도 한다. 선진 시민의식은 작은 실천으로 시작하지만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원동력이다. 한라일보는 제주도민들의 질서 의식을 되돌아보고 선진 문화를 꽃피우는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 지면을 통해 일상 생활 속에서 서로가 꼭 지켜야 할 사안들을 점검하고 공동선을 구축하기 위한 캠페인을 진행한다.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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