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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문화가 이슈&현장]아시아CGI 애니메이션센터 미래는
진선희 기자 sunny@ihalla.com
입력 : 2017. 04.25. 00:00:00

지난해 5월 서귀포시 동홍동 현지에서 열린 아시아CGI 애니메이션센터 개소식에서 원희룡 지사 등 참석자들이 내부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한라일보 DB

'중국 애니시장 뚫는 전진기지' 말잔치 되나
작년 5월 서귀포시 동홍동에 도·미래부 100억 투입 개소
공백 딛고 이달 위탁업체 새롭게 선정 사업 재추진 나서
중국 유통망 확대 등 아시아센터 걸맞는 위상 확보 난망


지난해 5월, 중국과 애니메이션 협력 허브를 만들겠다며 문을 연 아시아CGI(Computer Generated Imagery)애니메이션센터(ACA센터). 서귀포시 동홍동에 들어선 ACA센터는 제주자치도와 미래부가 50억원씩 투입해 부지 3235㎡에 연면적 2338㎡ 규모로 조성됐다. 당시 개소식에 참석한 원희룡 제주지사는 "아시아의 창조적 기업들이 자유로운 협력을 통해 세계적인 문화콘텐츠 상품이 제작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내달이면 어느덧 개소 1주년을 맞는 ACA센터. 그 바람대로 순항하고 있을까.

▶중국 진출 현지화 지원 등 엇박자=ACA센터는 한동안 문만 열어둔 상태였다. 개소 이전부터 작년 12월까지 1년간 계약했던 운영업체가 떠나면서 공백기가 생긴 탓이다. 계약 만료에 즈음해 ACA센터 운영에 대한 감사가 이루어지면서 그 결과에 따라 위탁업체 선정 등 후속 절차를 밟기로 하며 올들어 사업이 거의 진행되지 못했다. 수개월만인 지난 10일 관리를 맡은 제주테크노파크가 새로운 전문위탁 업체를 뽑으면서 ACA센터가 다시 기지개를 켜고 있다.

ACA센터가 그동안 벌여온 사업은 가짓수만 보면 적지 않다. 국내 3개 애니메이션 기업이 입주했고 한·중 협력 프로젝트 9건, 3D 콘텐츠 제작 트랙 등 인재양성 프로그램, 청소년 애니 창작캠프, 공간을 활용한 지역주민 애니 상영회 등을 지난 연말까지 이어갔다.

하지만 일부 사업은 현실과 동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았다. 중국 진출을 위한 현지화 지원 사업이 한 예다. 국내에서 만든 애니메이션 중국어 더빙을 맡을 인력을 제주로 불러오기 보다 중화권 업체로 작품을 보내 현지에서 작업을 하는 방식이 비용과 기간을 줄일 수 있다는 주장이다. 중국 무비자 지역이라는 제주의 이점을 살려 유통망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은 업무협약 단계에서 멈췄다.

▶서귀포 영상도시 전략 등 지역밀착 필요=제주지역은 애니메이션 업체가 적고 관련 학과가 개설된 대학이 없다. 그럼에도 ACA센터를 제주에 설치한 배경은 중국이라는 거대 시장을 노렸기 때문이다. 다른 지역 CGI센터와 달리 '아시아'라는 이름을 붙이며 거창하게 출발했지만 정치적 현안이 발생할 때마다 영향을 받는 중국 시장을 겨냥한 전략이 얼마나 통할지는 미지수다.

ACA센터에 한 해 투입되는 운영비는 국비(기업지원비 8억원)를 합쳐 16억원에 달한다. 최신 기자재를 갖추고 적지 않은 공적 자금이 쓰이는 시설이지만 ACA센터는 서귀포 시민들에게도 낯선 공간이다. 서귀포시는 '품격높은 문화도시 조성'을 내걸었지만 원도심에 자리잡은 ACA센터를 활용한 문화산업이나 영상도시의 비전은 찾아보기 어렵다. 그만큼 ACA센터가 지역과 밀착되지 못했다는 걸 보여준다.

이런 가운데 제주도는 가칭 '제주콘텐츠진흥원'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설립타당성 조사 보고서엔 ACA센터를 제주콘텐츠진흥원에 배치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박근혜정권 국정농단의 중심에 섰던 기관 중 하나인데다 정부 심의가 차일피일 미뤄지며 현재로선 설립 여부가 불투명하지만 출범 1년도 안된 ACA센터가 벌써부터 '계륵'이 된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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