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 용어 대신 쉬운 주제로 풀어낸 인체 이야기 현대인들은 '건강한 삶'에 대한 관심이 참 많다. 인터넷과 TV에는 건강에 대한 '정보'가 넘쳐 건강한 정보는 어떤 것인지 혼란스러운 가운데 반가운 책이 나왔다.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엄융의 교수가 쓴 '내 몸 공부'다. 딱딱한 전문 용어를 걷어내고 쉽게 읽을 만한 주제로 인체의 이야기를 담아냈다. 저자는 검증되지 않은 사실에 대해서는 한계를 분명히 했다. 다세포 생물인 인간은 무수히 많은 세포들의 단계적 결합으로 이루어져있다. 세포, 조직, 기관 등이 특정한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 서로 협력하고 작용하는 것이다. ‘내 몸 공부’ 역시 3장에서 심장과 혈관, 림프계가 동시에 다뤄지고, 9장에서 내분비계에서 출발해 스트레스까지 다룬다. 우리 몸의 구조와 작동 원리에 대해 알아가다 보면 병이 생기는 원인과 그 과정이 한눈에 들어온다. 3장 '따뜻한 마음을 전달하는 심장'에서 최근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허혈성 질환에 대해 설명한다. 저자는 혈관이 막히거나 좁아져서 조직에 국부적으로 피가 공급되지 않는 허혈 상태는 대부분 심장이나 뇌에 발생하며, 심할 경우 의식불명이나 급사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허혈성 질환은 왜 심장이나 콩팥에는 생기지 않을까? 혈관을 좁히는 동맥경화는 관상동맥과 뇌동맥뿐만 아니라 말초동맥에서 생길 수 있는데 말이다. 저자는 이 질문의 답을 통해 현대의학 한계와 인체의 신비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한다. 동서양의 역사, 문학, 예술 등 다양한 분야와 어우러진 몸 상식을 찾아 읽는 재미도 있다. 1장 '면역계, 군인과 청소부'에서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이 준비한 세균전 이야기, 9장 '내분비계, 나를 제어하는 것들'에서는 노화방지의 명약이라는 멜라토닌의 비밀 등의 이야기들이 펼쳐진다. 기대수명의 증가로 전 국민이 백세시대를 눈앞에 두고 있지만, 의학기술의 발전은 아직 우리 몸을 완전히 대체하거나 재생시킬 수준에 이르지 못했다. 건강관리는 해야겠는데 무엇부터 해야할 지, 어디까지가 믿을만한 정보인지 모르겠다면 읽어볼 만 하겠다. 창비. 1만4000원.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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