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사유(思惟)능력에 의해서 행동한다. 더 나아가 일상생활에서 가치 있는 일이 무엇이며, 어떻게 하면 보람 있는 생활을 할 수 있을까 하는 자아실현 욕구를 지닌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가치 있고 아름다운 존재다. '자아실현 욕구'라는 점에서 본지에서 한두 번 소개한 적이 있는 매슬로우의 인간 욕구 5단계가 떠오른다.

인간의 욕구에 대해 학계 최초로 학문적 연구를 시도한 미국의 심리학자 매슬로우(A.H. Maslow, 1908-1970)의 인간 욕구 5단계 이론에 의하면 인간의 욕구는 타고난 것이고 욕구의 강도와 중요성에 따라 크게 다섯 가지로 구분된다.

첫째, 생리적 욕구(의식주에 대한 욕구). 둘째, 안전욕구(생명을 위협하는 위험으로부터 안전욕구). 셋째, 소속과 애정의 욕구. 넷째, 존경 욕구(남들로부터 존경받고 싶어 하는 욕구). 다섯째, 자아실현의 욕구로 구분해 전 단계의 욕구가 충족되면 다음 단계로 나아간다고 했다.

우리는 이 다섯째 단계에서 인간은 다른 동물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자아실현 욕구능력을 지닌 가치 있고 아름다운 존재임을 알 수 있다. 또한 넷째와 다섯째 단계는 영혼에 속하는 욕구로서 더욱 그렇다. 위 인간 욕구 5단계 이론은 인생에 대한 인간의 일반적인 욕구를 개관하고 상황에 따른 중요성을 파악해 봄으로써 설정할 수 있는 욕구단계임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여기서 자아실현 욕구를 일생을 살면서 표준이 되는 인생단계 설정에 실현하는 등 사회의 등불 역할로서의 본보기가 되는 사람(공자 등)들이 있다. 신정근 교수(2012)는 '논어' 위장 편에 나온 공자의 인생 단계를 다음과 같이 소개하고 있다. 즉, "나는 열다섯 살에 배우려는 동기를 가졌고(지학·志學), 서른 살에 제자리를 찾았고(이립·而立), 마흔 살에 가지 못하는 길과 가는 길을 두고 헷갈리지 않았고(불혹·不惑), 쉰 살에 하늘의 명령을 깨달았고(지천명·知天命), 예순 살에 어떤 소리에도 합리적인 요소를 찾아냈고(이순·耳順), 일흔 살에 마음이 하고 싶은 대로 따라가더라도 기준을 넘어서지 않았다" 이 마지막 대목은 종심(從心)을 뜻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 인생 단계는 공자처럼 성인의 경지에 있는 사람이 할 수 있는 단계로서 일반적인 단계로 보기는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사유·자아실현 욕구 능력과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인간이라면 누구에게나 본보기가 될 수 있는 인생에 대한 자아실현 욕구단계라 할 수 있다.

이러한 공자의 인생 단계는 인생에 대한 인간의 일반적인 자아실현 욕구를 개관해 나이를 먹음에 따른 인간의 자아실현 욕구능력을 파악해 봄으로써 설정할 수 있는 인생 단계임을 알 수 있다.

이상의 자아실현 욕구능력 단계 및 인생 단계의 논의에서 가정이나 사회 등의 공동체 발전에 대해서도 공동체 전체를 잘 보고 이러한 공동체는 '무엇 때문에 만들어졌을까, 존재 이유가 무엇일까'라는 의문에서 출발해 공동체 전체를 개관하고 전체상황을 파악해 봄으로써 운영 방향 및 방침이 바르게 설정되고 실행돼 공동체가 발전된다는 시사점을 얻을 수 있다.

구성원이 공동체 전체를 개관함으로써 공동체의 과거·현재·미래의 시·공간 및 구성원·상하 존비의 상호 간 유기체적 관계로서 상호 존중해서 저마다 자기 위치에서 자기 할 일에 최선을 다함으로써 공동체가 발전하게 됨을 깨닫게 된다. 그러므로 공동체 전체를 개관하는 일은 공동체의 발전적인 새로운 변화를 위한 필수 요소다. 그렇다면 전체를 개관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정한석 전 초등학교 교장·수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