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2년부터 25년째 책밭서점을 운영하고 있는 김창삼 대표. 한때 위기를 겪었지만 농사를 병행하며 제주 헌 책방의 역사를 이어오고 있다. 진선희기자 1992년에 헌 책방 인수 운영 인터넷 등장으로 고객 급감 수천권 제주 도서 수집 보람 서점 지키려 10년째 농사일 2007년 위기가 있었다. 인터넷으로 정보 검색이 쉬워지며 서점을 찾는 발길이 하루가 다르게 줄더니 급기야 임대료를 내기도 버거웠다. 문 닫을 생각을 하고 주변에 알렸다. 그랬더니 열이면 열 그런 말을 했다. "제주에 있는 유일한 헌책방이 사라지면 제주문화가 너무 삭막해집니다." 아내와 딸들의 응원이 더해지며 결국 마음을 고쳐 먹었다. 대신 다른 방도를 찾았다. 책 만큼 정직한 농사를 병행하면서 서점을 꾸려가기로 했다. 그 때부터 그는 농사 짓는 헌 책방 주인이 됐다. 제주시 이도1동에 들어선 책밭서점의 김창삼 대표. 지금은 제주에 몇 군데 있지만 책밭서점은 오랜 기간 헌 책방을 대표하는 공간이었다. 책밭서점의 역사는 1985년부터 시작됐다. 제주은행 남문지점 맞은편에 다섯평 규모의 책밭서점이 처음 문을 열었다. 책밭서점 전경 현재 27평 크기의 책밭서점 서가에 꽂힌 책은 7만권쯤 된다. 한 시절을 뜨겁게 했던 소설과 에세이부터 기술서적까지 온갖 책이 다 있다. 세월의 때가 묻은 고서도 서가 한켠을 차지했다. 시간을 내 찬찬히 둘러보면 책더미 속에서 보물을 발견하게 될지 모른다. 책밭서점 내부. 왼쪽에 한때 집집마다 구비하고 싶었던 백과사전이 보인다. 책밭서점을 찬찬히 누비다보면 책더미 속에서 보물을 발견하게 될지 모른다. 서점을 찾는 이들이 주로 노인들이고 새로운 고객이 늘지 않는 점도 고민이다. 어쩌면 10년 전보다 더 큰 위기다. 김 대표는 초반엔 초조했지만 지금은 초연해졌다. 사반세기 동안 책방을 통해 얻은 보람도 컸기 때문이다. 헌 책방 네트워크를 통해 제주(탐라) 관련 도서를 5000권이나 모은 일이 그중 하나다. 김 대표는 이즈음 소장하고 있는 제주 도서를 누구나 열람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 꿈을 꾸고 있다. 오후 1시부터 8시까지 운영한다. 일요일은 문을 닫는다.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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