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년대 미술교육과 설치·동인 활동 다양화 등 기반 확대 제주 첫 미술공모전 제주도미술대전 시행도 창작에 활력 80년대초 제주전시공간·남양미술관·동인미술관 등 조성 제주지역 다방 전시 이력은 1980년대 말까지 나타난다. 전시 시설의 부재가 그만큼 오래도록 이어졌음을 말해준다. 수십년 동안 다방을 유랑하는 그림전 등이 계속된 셈이지만 이 시기에 전시장이 없었던 건 아니다. 오랜 기간 버티지 못했을 뿐이다. 제주시 중앙로와 칠성로 일대에 생겨났다 사라진 전시 공간들이 있다. ▶서귀포시 도심에는 '전시공간 상미' 개관=1980년 4월 '제주전시공간'으로 이름붙인 전시장이 들어선다. 해당 건물 소유주였던 이영수씨가 대표를 맡았다. 제주전시공간은 제주도내 전문 전시장 시대의 출발점에 놓인다. 같은 해 9월에는 제주MBC의 전신인 중앙성당 인근 남양방송 사옥 자리에 남양미술회관이 문을 연다. 1986년 12월 동인미술관에서 열린 제주예총 주최 문예진흥기금 모금 미술전. '제주문화예술백서'(1988)에 수록된 사진이다. 이들 공간은 운영난 등으로 얼마 못가 문을 닫았다. 또다시 다방 전시를 전전하는 중에 새로운 공간이 얼굴을 내민다. 1983년 한국투자신탁 전시실이 조성되고 동인미술관이 개관한다. 1984년엔 가톨릭회관 전시실이 만들어졌다. 한국투자신탁 전시실은 5년을 채우지 못했지만 제주전시공간과 남양미술회관의 빈 자리를 잠시나마 메웠다. 한명섭 작가가 대표로 있던 동인미술관은 강태석 유작전 등 개인전과 그룹전을 열며 제주미술의 성장을 이끌었다. 1980년 제주전시공간에서 진행된 제주미술협회전. '제주미협 40년사'(1999)에 실린 사진이다. ▶미술 다양성 확대되며 전시장 갈증 커져=1980년대 초반 전시장의 잇따른 등장은 1970년대부터 무르익은 제주미술의 다양성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제주대 미술교육과 개설 등으로 전문가 집단이 늘면서 전시장에 대한 갈증도 컸다. '제주미협 40년사'에 담긴 사진으로 1983년 1월 한국투자신탁전시실 개관 기념 초대전에서 내빈들이 테이프커팅을 하고 있다. 1970년대 후반부터는 동인과 그룹 창립이 활발해졌다. 1977년 창립된 관점동인도 그중 하나다. 관점동인은 구상 계열 작품에 익숙했던 제주 화단에 비구상 등 실험적 작품을 내보이며 주목을 끌었다. 강광 강요배 오석훈 고영석 백광익 김용환 정광섭 등 7명이 창립멤버였다. 관점동인은 1997년 35회 정기전을 끝으로 20년의 활동을 접는다. 소암 선생이 쓴 '전시공간 상미' 현판 글씨. 사진=홍명표 상임고문 제공 1975년 첫발을 뗀 제주도미술대전도 제주미술의 발전을 이끌었다. 지금은 그 위상이 약화되었지만 제주도미술대전은 제주 미술계의 유일한 신인 등용문으로 창작에 활력을 더하는 역할을 했다. 40여년 제주도미술대전 어디로 제주도전서 출발… 올해 43회 운영 주체·시상제도 등 변화 위상 하락 속 혁신안 통할까 제1회 제주도전(제주도미술대전)에서 최고상을 받은 김연실의 '시장 골목'. 사진=제주예총 제공 초반에 도미술대전은 일반부와 학생부로 나눠 열렸다. 일반부는 동양화, 서양화, 서예 부문을 공모했다. 학생부는 회화와 서예 작품을 냈다. 첫 해 일반부 입상작은 84점에 이른다. 김연실(1회) 김병화(2회) 고영석(3회) 정광섭(4회) 양석희(5회) 등이 공모전 초기 최고상 수상자들이다. 1978년엔 제주시 화북 출신으로 서예가이자 사진가, 화가였던 김광추(1905~1983)선생의 호를 딴 청탄상을 만들어 동양화 부문 수상자에게 시상했다. 청탄상은 도미술대전 신설에 중심 역할을 한 김광추 선생이 제주도문화상 상금을 기탁하면서 제정됐다. 도미술대전 입상작 전시는 문예회관 등장 이전까지 제주도학생회관에서 치러졌다. 도미술대전은 1989년부터 운영 주체가 예총제주도지회(제주예총)로 바뀐다. 이 때 공모 분야가 종전보다 크게 늘어난다. 한국화, 서양화, 조각, 공예, 판화, 디자인, 건축, 사진, 서예 등 9개 부문에 걸쳐 공모가 이루어졌고 부문별 대상제가 도입됐다. 지난해부터는 제주미술협회가 도미술대전을 이끌고 있다. 올해로 43회째인 도미술대전은 제주에서 가장 오랜 전통을 지닌 공모전이다. 하지만 그동안 심사의 공정성, 입상작 과다 배출, 주관 단체 이관 등을 둘러싸고 논란이 끊이질 않았다. 제주미협은 최근 도미술대전 위상 제고를 위한 혁신안을 마련했다. 공모 부문을 미술(평면·입체), 서예(한글·한문·문인화) 2개로 나누고 각각 대상을 낸다. 미술 부문은 상금을 올리고 다음해 개인전을 열어주기로 했다.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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