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불가사리를 방파제에 늘어놓고 있는 해녀들. 병포리 어촌계 다른마을 해녀 동원해 해산물 채취 바다사막화 심각, 사료찌꺼기·배설물 오염원 지목 해녀지원 조례 불구 젊은층 기피로 해녀 끊길 위기 경상북도 포항시 남구 구룡포, 아홉 마리 용이 승천한 포구라고 해서 구룡포라 불리는 곳이다. 이곳은 제철이면 전국에서 대게와 과메기를 맛보려는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고 한다. 구룡포에서도 '숨비소리'를 내며 물질하는 해녀들을 만나 볼 수 있지만 이러한 풍경은 앞으로 10~20년이 지나면 이곳 사람들의 기억 속에만 남아있을 것이다. 해녀의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고 육체적으로 고되고 위험한 물질을 배우려는 젊은 사람들이 나타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병포리 방파제 인근 마을어장 전경 구룡포읍 병포리 어촌계는 해녀의 고령화로 약 20년전부터 해녀들이 사라졌다. 이에 따라 병포리 마을어장의 해산물 채취와 관리는 인근 어촌계 해녀들의 몫이 됐다. 특별취재팀은 무더운 햇살이 내리쬐는 지난 6월 20일 오전 8시30분 구룡포리 어촌계 해녀들과 함께 병포리 방파제를 찾았다. 구룡포리 어촌계의 해녀는 36명으로 이중 제주출향해녀는 7명이다. 이곳 현지 해녀들은 제주출향해녀들을 통해 물질을 배우기도 했다고 한다. 제주 금능리 출신인 양인선씨 물질작업을 준비하고 있는 해녀들 취재팀도 스쿠버 장비를 착용하고 해녀들과 같이 바닷속으로 들어갔다. 이곳 바닷속은 바다사막화의 주범인 갯녹음현상이 심각하게 진행돼 있었다. 별불가사리를 채취하고 있는 해녀 취재팀이 뭍에서 50m 정도 밖으로 나가자 3~4m에 이르던 수심이 갑자기 7~8m로 깊어졌다. 백화현상은 더욱 심각했다. 이런 환경의 바다속에서 약 3시간 30동안 물질을 하고 나온 해녀들의 태왁에 매달린 망사리안에는 별불가사리가 가득했다. 갯녹음이 진행된 암반의 부착해 있는 별불가사리와 성게 김정일 병포리 어촌계장 그는 또 "불가사리는 전복과 바지락 등 각종 패류를 잡아먹는 어장 황폐화의 주범"이라며 "해녀들이 잡은 불가사리는 지역농가에 유기농 퇴비로 무료로 공급해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바다의 황폐화로 구룡포의 해산물 채취량도 감소하고 있다. 넙치와 강도다리 등을 양식하고 있는 육상 해수축양장에서 배출되는 사료찌꺼기와 고기배설물들이 바다로 유입되면서 바다가 황폐화되고 있는 것. 이같은 바다환경은 구룡포 해녀들의 주된 수입원인 보라성게와 말똥성게, 천초(우뭇가사리), 전복 등의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 한 해녀가 취재팀에게 별불가사리를 들어보이고 있다. 병포리 주민 박원춘(79)씨는 "옛날에는 인솔자들이 제주해녀들을 20~40명씩 이곳으로 데리고 와서 천초작업을 했는데 현재는 물량이 거의 없다. 그리고 여기는 제주도와 달리 젊은이들이 일할 수 있는 공장들이 많이 있어 물질을 배우려고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어촌계 직원들이 해녀들이 포획한 별불가사리를 저울로 무게를 재고 있다 10대 후반부터 제주와 육지를 오고 가며 출향물질을 해오다가 스물한 살에 이곳에 정착해 결혼하고 2남 1녀를 출가시킨 양인선씨는 "물질 하다가 다치거나 아플 경우 경상북도에서 지정한 병원에 가면 무료로 진료와 치료를 해 주고 있고 잠수복 구입시 80%를 지원해 주고 있다"며 "하지만 현재 해녀들은 다 나이가 들어 앞으로 해녀가 없는 어촌계는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구룡포항에서 해산물 전문음식점을 운영하고 있는 그녀는 "제주해녀문화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가 됐지만 우리 출향해녀들에게는 새롭게 지원이 되거나 달라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말했다. 특별취재팀=고대로 부장, 강경민 차장, 김희동천·강동민 기자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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