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출판 각의 김순남 대표는 제주에 출판사다운 출판사 하나 있어야 한다며 만들어진 각의 초심을 늘 마음에 새기려 한다고 했다. 진선희기자 1999년 창립 제주대표 출판사 4·3과 제주문화 시리즈 기획 한국출판학회상 등 잇단 수상 덜 팔려도 지역 지식의 거처로 "제주섬에도 출판사다운 출판사 하나는 있어야 한다는 자존심으로, 한 권의 책이 세상에 나오는 동네는 적어도 그 지역의 자생적 문화생산시스템이 작동한다는 것을 증명한다는 자족적인 위안 속에 한 권의 책이라도 더 내기 위해 노력해왔습니다." 각 출판사 사무실에 전시된 각의 도서들. 각은 1999년 생겨났다. 제주에서 제대로 된 단행본을 내는 출판사가 거의 없던 시절이다. 박 전 대표가 아는 이들의 장정을 몇 번 해주다 그 길로 출판사를 열게 된다. 그해 7월 10일자로 각 출판사 이름을 단 첫 책이 나온다. '이어도로 가는 길목 최남단 마라도'였다. 그 책 날개에 '각은 새로운 세계를 여는 눈입니다', '각은 깨달음입니다'와 같은 각 출판사의 모토가 소개됐다. 마라도에서 시작된 각 출판사의 관심사는 제주4·3과 제주문화로 확장된다. 그동안 각에서 펴낸 약 300종의 책 중에서 두 주제를 다룬 도서가 많다. 기획출판 시리즈 제목만 해도 4·3길찾기, 4·3의 진실과 문학, 제주도 무속의 탐구, 제주문화 원류 찾기, 제주대표 시인선으로 붙여졌다. 송성대의 '문화의 원류와 그 이해' 개정증보판, 현용준의 '제주도무속자료사전', 박찬식의 '4·3과 제주역사', 강정효의 '바람이 쌓은 제주돌담' 등은 각 출판사가 특히 아끼는 도서들이다. 도서출판 각의 이름을 달고 처음 나온 책인 '이어도로 가는 길목 최남단 마라도'. 각 출판사는 '섬 문화의 기록자'이자 '제주문화의 저장고'를 표방한다. 제주 이주 열풍을 타고 '반짝 관심'을 끄는, 잘 포장된 문화상품 같은 책에는 눈길을 두지 않는다. 잘 팔리진 않지만 지역의 지식과 문화의 거처로 오래도록 남는 책을 만들려고 애쓴다. "출판사가 문을 닫지 않는 한 지역에서의 출판은 사업이기 이전에 문화운동이라고 생각합니다. 도서출판 각은 태생부터 문화운동을 시작한 셈이지요. 오늘도 여전히 우리는 문화운동의 연장선에 서 있습니다. 아마도 이런 날이 쉽게 바뀌지는 않을 듯 하지만 저희들은 묵묵히 이 길을 가려합니다."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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