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의 유명 연예인이 건강을 위해 코코넛 오일을 섭취하고, 커피에 떨어뜨려 마시는 등 다이어트에 활용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영양상담 중에 코코넛 오일이나 MCT (medium chain triglyceride, 중쇄중성지방) 오일의 섭취에 대해 문의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코코넛 오일은 코코스야자의 열매인 코코넛에서 짜낸 기름으로 대부분의 식물성 유지와는 달리 82% 정도가 포화지방으로 이루어져 있다. 일반적으로 상온에서 고체로 굳어지는 포화지방은 혈관을 막는 동맥경화의 주범으로 알려져 있고, 주로 동물성 식품에 함유되어 있으며, 심혈관계 질환의 위험을 증가시킨다. 이렇듯 건강에 좋지 않은 포화지방 함량이 높은데도 불구하고 코코넛 오일이 유명세를 타는 이유는, 코코넛 오일의 포화지방이 대부분이 중쇄지방산 (medium chain fatty acid) 형태로 함유되어 있기 때문이다. 지방산은 탄소길이에 따라 단쇄지방산, 중쇄지방산, 장쇄지방산으로 분류되는데, 우리가 일반적인 식사를 통해 섭취하는 지방은 대부분 장쇄지방산이다. 장쇄지방산은 복잡한 소화·흡수 과정을 통해 체내에 흡수되고, 대사속도가 느리며, 체지방 축적률이 높다. 반면 탄소사슬이 8~12개인 중쇄지방산은 장쇄지방산에 비해 수용성이 높고, 소화효소의 도움 없이도 체내로 쉽게 흡수되어 이용되는 속도가 빠른 지방이다. 이러한 이유로 병원에서는 지방을 소화하지 못하는 유아나 어린이들 혹은 영양 섭취에 문제가 있는 환자들에게 중쇄지방산으로 이루어진 MCT 오일을 사용하기도 한다. 몇 해 전부터 일부 연예인들 사이에서 이러한 중쇄지방산을 많이 함유하고 있는 코코넛 오일이 에너지로 이용되는 효율이 높고 체지방으로 축적되지 않아 체중감량에 효과적이라며 다이어트에 이용한 듯하다. 하지만 코코넛 오일에 함유된 지방 중에 이러한 효과를 가지고 있는 중쇄지방산은 13% 정도에 불과하며, 나머지 대부분의 중쇄지방산은 체중감량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리고 코코넛 오일도 지방인 만큼 많이 섭취하게 되면, 체중이 증가하고 당연히 살이 찔 수 있다. 아직까지 심혈관계질환의 식사지침은 포화지방을 피하고 불포화지방산 함량이 높은 식품을 선택할 것을 권하고 있으므로, 포화지방 함량이 버터(63%)나 육류지방(50%)보다 더 많은 코코넛 오일을 일부러 선택할 필요까지는 없어 보인다. 만일, 코코넛 오일의 좋은 풍미 때문에 요리에 사용하고 싶다면 포화지방 함량을 고려하여 하루에 1~2수저 이내로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더불어 중쇄지방산은 과량 복용 시 복통과 설사를 일으킬 수 있으므로 주의할 필요가 있겠다. <제주대학교병원 영양집중지원팀>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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