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지그리오름 정상에서 바라본 주변 풍광. 오름 사이에 낮게 안개가 깔리면서 마치 산수화처럼 그 운치를 더해주고 있다. 강희만기자 산수화 같은 정상 풍경에 참가자들 감탄 목장길은 에덴의 정원에 들어온 듯한 착각 종착지 도착하자 성취감보다 아쉬움 남아 맹위를 떨쳤던 지난 여름의 무더위는 어느새 사라져 버리고 불쑥 가을이 찾아왔다. 구름 한 점 없는 하늘은 금방이라도 푸른 물감을 쏟아낼 것 같고, 선선한 바람에 나무들은 빨갛고 노란 단풍잎을 하나 둘 매달기 시작했다. 걷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계절이다. 첫 목적지인 민오름은 비교적 산책로가 잘 정비돼 무리없이 오를 수 있었다. 선선한 날씨에 참가자들의 발걸음은 가벼웠으며, 산책로 곳곳에 분홍빛 억새가 반갑다며 바람에 몸을 흔들어댔다. 나무에 달린 잎사귀들은 가을이 오고 있다는 것을 알리듯 빨갛게 얼굴을 붉히고 있었다. 30분쯤 걸었을까? 민오름 중턱에 위치한 습지에서 잠시 휴식시간을 가졌다. 습지 주변에는 한 나무가 우두커니 서 있었는데 이에 대해 길잡이로 나선 이권성 제주트레킹연구소장은 "이 나무는 상산나무입니다. 옛날 사람들은 시체의 냄새를 제거하기 위해 상산나무를 꺾어 시신 위에 덮었지요. 그래서 '송장나무'라는 다른 이름으로도 불리고 있습니다." 에코투어의 또 다른 매력으로 꼽히는 나무와 식물에 대한 상세한 설명이 시작됐다. 민오름 정상을 거쳐 곧장 큰지그리오름으로 향한다. 큰지그리오름(598m)은 민오름(642m)에 비해 높이가 낮은 데도 경사가 가파르고 수풀도 우거져 참가자들은 비지땀을 흘려야 했다. 하지만 울울창창한 나무들이 햇볕을 잘 막아줬고, 스치는 가을바람이 금새 땀을 식혀줬다. 탐방객들이 목장길을 따라 걷고 있다. '고생 끝에 낙이 온다'는 말처럼 큰지그리오름 정상은 그림같은 풍경을 제공했다. 뒤로는 한라산이 오롯이 자리를 잡았고 앞으로는 알바메기오름, 웃바메기오름, 민오름, 꾀꼬리오름, 늪서리오름, 산굼부리 등이 여성의 젖가슴처럼 봉긋 솟아올라 부드러운 곡선미를 자랑했다. 주로 습지에 많이 자라는 금불초가 만발해 있는 모습 바농오름을 거쳐 점심을 먹고, 제주도가 조성한 '에코힐링마로'의 목장길을 걷는다. 예전에 TV에서 아담과 이브가 뛰어놀던 에덴의 정원 상상도를 보여준 적이 있었는데, 목장길이 딱 그러한 느낌이었다. 누군가 정성들여 가꾼 비밀의 정원에 몰래 들어온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10월 제철을 맞아 익은 으름(사진 위)·구지뽕 열매 에코투어 길목에서 마주한 한라돌쩌귀와 큰갓버섯 한편 오는 7일 열리는 13차 에코투어는 북오름 앞~숲길~목장길~곶자왈~목장길~전세미못~웃바메기오름~곶자왈~목장길~숲길~농로길~웃못연못 등의 코스로 진행된다.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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