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소희 대표. 강희만기자 백화점 상품권을 모아 100만원도 넘는 비싼 믹서기를 구입하고 그린 스무디를 만들며 생각했다. "이걸로 돈 벌어도 되겠다"고. 스물 일곱, 부모님도 모르게 덜컥 가게를 계약하고 철거부터 인테리어까지 셀프로 진행했다. 그래서인지 건강주스 전문점 '마시클'에는 곳곳에 길소희(29·사진) 대표의 손길이 고스란히 묻어났다. 제주에 정착하게 된 계기는 아주 단순했다. 경기도 광명시가 고향인 그녀는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멀리 가보자'는 생각에 제주도 모 호텔 카지노 마케팅부에 입사서류를 넣었다. 면접을 보러 제주에 왔을 때도 면접 직후 1주일 정도 신나게 여행했다. 원하던 마케팅 부서가 아니라 딜러 제안을 받았지만 기술을 배워두면 훗날 워킹홀리데이를 떠나게 되어도 좋은 기술로 남을 것 같아 지난 2014년도에 제주에 정착하게 됐다. 룰렛을 돌리고 볼을 돌리는 기술을 배우며 재미는 있었지만 모닝-데이-나이트 3교대 근무에 바이오리듬이 완전히 망가져버렸다. 거기에다 잦은 회식 탓인지 항상 배가 더부룩한 증상이 보이는 등 건강에 적신호가 왔다. 그러다 그린스무디에 대해 알게돼 기숙사에 같이 살던 선배의 믹서기를 빌려 케일, 바나나, 망고 등 각종 채소를 갈아마시기 시작했다. 10일 정도 손수 갈아마신 그린스무디로 그녀는 고질병처럼 따라오던 더부룩한 증상이 해소됐고 투명한 피부를 되찾았다. 지금이 아니면 할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에 신제주에 저렴하게 나온 가게를 덜컥 계약하고 카페 창업에 뛰어들었다. 용감하게 가게 임대 계약을 맺었지만 허브다이어트숍이었던 전 가게를 철거하고 카페로 재탄생시키기까지 기존 간판 철거를 제외하고는 모두 길 대표의 손길이 묻어있다. 대학 졸업후 고향떠나 제주로 제주 자연 만끽하며 제주살이 우연치 않게 그린스무디 접해 제주시내에 가게 계약후 오픈 길 대표는 "가게를 치우고 인테리어 할 때 혼자라면 엄두를 내지 못했을 일들을 친구들이 한 명씩 와서 도와줘 즐겁게 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마시클'에서는 길 대표가 고심해서 믹스한 그린스무디 6종을 판매하고 있다. 한 병 씩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클렌즈 프로그램과 한달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클렌즈 프로그램은 3시간 마다 한 병씩 하루에 5병을 식사대용으로 3~10일 동안 마시는 프로그램이다. 한달 프로그램은 아침이나 저녁 식사 대용으로 그린스무디 한 병을 마시도록 됐다. 클렌즈 일수에 따라 일주일에 2번 정도 배달을 한다. 길 대표는 "손님들이 찾아오기를 기다리는 것 보다 직접 배달하며 찾아가는 게 편하다"며 "외도동부터 아라동까지 거리는 멀 수 있지만 마음의 거리가 가깝다고 생각해 멀게만 느껴지지 않는다"고 긍정적으로 말했다. 길 대표는 "제주에 오니 이동시간이 줄어들어 삶의 질이 달라진 것 같다"며 "차로 10분이면 자연도 볼 수 있고 만나고 싶은 사람을 만나러 갈 수 있어 마음이 지치기 전에 자연으로부터 위로가 되는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주말에는 교외로 나가 플리마켓에 참여하기도 하고 한여름에는 바다로 향하기도 했다"며 "육지에 있었더라면 큰 마음 먹고 가야 볼 수 있는 풍경을 쉽게 접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2015년 카페로 시작해서 그린스무디 전문점으로 바꾼 후 2년이 지났다. 요즘도 부모님께서는 거기서 어설픈 장사하지 말고 올라오라 하시지만 여기서 성장해온 결과물을 놔두고 상경할 수는 없다는 그녀다. 홍희선기자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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