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도시재생지원센터 사무국장으로 일하는 이재근씨는 제주의 마을 공동체 안에서 이주민과 원주민 간의 소통을 이끌고 있다. 강경민기자 도시공동체 생활 경험으로 제주 마을 만들기 사업 참여 마을신문 '와들랑' 제작해 이주민·원주민 소통 이끌어 "처음에는 후배도 만나고 쉴 겸 해서 내려왔어요. 그러다 후배가 제주도에 내려와서 지내면 어떻겠냐는 물음에 깊게 생각하게 됐죠. 이미 제 주위에도 제주에 내려와 지내고 있는 분들이 많이 있었는데 갑자기 '왜 제주에 내려가 살고 있을까?'라는 의문이 생겼어요. 그때부터 제주생활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어요." 원래 고향은 인천이지만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에는 서울에서만 생활했다는 이재근(52)씨. 대학을 졸업하고 회사생활, 중소기업 이사 그리고 사업도 했다는 그는 막막한 도시에서 지내는 자신의 환경을 바꾸고 싶었다고 한다. 그러던 시기에 후배와의 우연한 통화로 인해 그의 제주살이가 시작됐다. 서울에서 도시공동체 생활을 오래 했다는 그는 서울 마포구에 있는 우리나라에서 제일 성공한 자발적인 도시공동체인 성미산 마을에서 10년 정도 지냈다. 공동 육아와 교육의 필요성에 의해 자발적으로 형성된 그곳에서 지내면서 도시공동체 생활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그는 "제주에 내려와서 남들처럼 전원 생활을 즐기기는 싫었다"며 "도시에서 30년 이상 생활했고 그중 15년 이상을 도시공동체 생활을 같이하다 보니까 제주의 마을에서 마을사람들과 함께 이런 마을공동체 생활을 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우연히 제주시에서 마을 만들기 워킹그룹을 모집한다는 것을 보고 신청했는데 도시공동체 생활을 오래 한 경험 때문에 워킹그룹으로 일하게 됐다. 그리고 제주의 마을 이곳저곳을 다니게 되다 보니 제주의 마을에 빨리 살고 싶은 마음이 더 커져 작년 10월에 구좌읍 평대리로 이사를 했다. 마을에서 마을사람들과 지내고 싶어 지금도 일부러 평대에서 시내로 출퇴근을 하고 있다. 이재근씨는 현재 제주도 도시재생지원센터의 사무국장을 맡아 일하고 있지만 구좌읍 지역에서 이주민, 원주민들과 함께 비영리법인도 만들어 활동하고 있다. 최근에는 구좌읍 하도리에 있는 복합문화공간을 빌려 영화관 등을 조성했고 구좌읍 마을신문인 '와들랑'도 제작하고 있다. 그는 "이주민과 원주민 간에 가장 편하게 소통하고 알아갈 수 있는 방법이 마을신문이라고 생각한다"며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소통하는 것보다는 미리 마을신문을 통해서 조금이라도 알고 소통한다면 거부감도 덜하고 좀 더 친근한 상태에서 대화할 수 있다"고 했다. 마을공동체를 위해 열심히 활동하고 있지만 제주도 마을공동체의 현 상황에 대해 아쉬운 점도 있다. "마을마다 공동목장이나 재산이 있는 곳은 제주가 유일해요. 제주의 가장 중요한 자산인 마을공동체가 해체되면 제주도가 해체되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마을 공동의 자산을 지키는 것이 최우선 돼야 하는데 공동자산의 가치를 잘 모르는 것 같아서 아쉬워요. 지금 제주는 '외부 자본과의 전쟁 중'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합니다."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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