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제주대 총장후보자 선거가 치러졌다. 4년 만에 총장을 직선제로 뽑고 교수와 학생 등 학교 구성원 모두가 투표에 참여할 수 있다는 데에 모두가 공감하는 듯 했다. 하지만 그 내부를 들여다보면 사뭇 다르다. 교수와 직원 학생의 투표가치가 일방적으로 몰려 있는 것. 당초 학생들은 교수와 직원, 학생의 투표가치를 동등하게 1:1:1로 제안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차선책으로 이화여대의 학생 투표 반영비율을 근거해 8% 이상의 투표 비율을 요구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마저도 교수 측에서 난색을 보이며 진통을 겪었다. 결국 제주대 전임교원 566명 기준 교수 566표, 직원 약 73표(566명의 13%=73), 조교 약 11표(566명의 2%=11.24), 학생 약 22표(566명의 4%=22.48)가 부여됐다. 3차에 걸친 결선투표 끝에 송석언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1순위 임용후보자로 선출됐다. 송 교수는 오는 12월 7일까지 제주대 연구윤리위원회의 연구업적 검증을 받고 이어 20일까지 교육부에 추천을 완료하면 교육공무원 인사위원회를 통해 제청하게 된다. 이를 토대로 대통령이 임명하게 된다. 이번 직선제로 바뀐 선거에서 학생의 의견이 반영됐다는 점에서 분명 나아진 부분이 있다. 그러나 학생 투표 반영 비율은 고작 4%로 선거권 마저도 각 학과 학생회장 등 일부였다. 제주대 모 교수는 "제주대 모든 구성원이 유권자가 되야하는 것은 맞다"고 동의하면서도 "교수들의 경우 오랜 시간 학교에 있으면서 후보자들과 교류해 왔지만 학생의 경우 그런 것이 기반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유권자로서 역할을 하도록 하는 것은 고민이 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어찌보면 잠깐 왔다 가는 학생의 신분상 맞는 말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학교의 주인은 학생이고 이들 역시 모교라는 이름으로 평생을 안고 살아가는 곳이다. 그런 학교의 장을 뽑는데 4%라는 비율은 너무 적지 않을까. <홍희선 기획·탐사부 기자>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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