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백동산 탐방로. 표성준기자 한반도 최대 규모 난대상록수림 생물종 다양성 풍부 람사르습지 희귀 동식물의 보고인 제주 곶자왈은 계절과 날씨,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찾을 수 있는 안식처이다. 더울 땐 시원한 바람을 불러들이고, 요즘처럼 추울 땐 찬 바람을 막아준다. 강렬한 햇볕뿐만 아니라 눈과 비를 가려주어서 그야말로 전천후 산책이 가능한 곳이다. 겨울의 문턱에 제주 곶자왈 중에서도 광활한 난대림과 독특한 습지로 이뤄진 선흘곶 동백동산을 찾았다. 하천이나 호수와 달리 화산섬 곶자왈 숲 속에 형성된 내륙습지는 지하수 함양률이 높고, 생물다양성이 풍부해 더욱 가치가 높다 동백동산습지센터 동쪽으로 난 선흘곶 동백동산 숲길(4.82㎞)로 들어서면 입구에서부터 울창한 상록수림을 만나게 된다. 용암이 흘렀던 원판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주는 돌바닥 위로 나무뿌리들이 펼쳐져 독특한 풍경을 만들어낸다. 겨울인데도 길 옆으로 빨갛게 익은 딸기가 싱그러움을 더해준다. "동화 속에서 엄마가 아프면 눈밭을 누비고 찾아다니던 그 딸기가 아닐까"라는 해설사의 소개도 있었다. 제주황칠나무 탐방로 입구에서 약 2.5㎞ 거리에 위치한 먼물깍은 선흘곶 습지 중에서도 명품으로 꼽힌다 탐방로 입구에서 약 2.5㎞ 거리에 위치한 먼물깍은 선흘곶 습지 중에서도 명품이다. 먼물깍은 마을에서 멀리 떨어져 있다는 의미의 '먼물'과 끄트머리라는 의미의 '깍'에서 유래된 지명이다. 이곳 습지 중 가장 큰 습지인 먼물깍을 중심으로 0.59㎢가 환경부 습지보호지역 및 람사르습지로 등록됐다. 동백동산 전체적으로 국가 및 세계지질공원으로 인정받게 된 것도 바로 이 지점에서부터 비롯됐다. 1971년 선흘리에 상수도가 들어서기 전 마을사람들은 "16~17세에 시집와서 물을 길러다녔다"는 해설사의 설명처럼 이곳 물을 길어다 식수로 이용하기도 했다. 용암 위에 뻗어있는 나무 뿌리들. 사실 선흘곶은 땔감 등의 목적으로 많은 나무들이 베어진 곳이었다. 특히 참나무류는 은은하게 오랫동안 타올라 땔감용으로 최적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지방기념물로 지정된 후 50여년 동안 벌채가 금지되면서 지금은 더욱 풍성한 숲을 일구게 됐다. 그런 이곳에 사람의 탐욕에 피해를 입은 황칠나무가 탐방로 바로 옆에 자리 잡고 있다. 3년 전 제주황칠나무의 자생지이기도 한 이곳에서 가장 큰 황칠나무의 큰 가지 하나가 잘려나간 사건이 있었다. 밤 사이 누군가가 침입해 전기톱으로 잘라낸 흔적이 발견됐다. 노란색 안료로 사용하기도 했던 황칠나무는 항암효과도 뛰어난 귀한 나무로 알려져 있다. 접근하기도 쉽지 않은 이곳까지 와서 황칠나무를 잘라간 이는 그걸 어떤 용도로 사용했는지 알 수 없지만 이후 황칠나무의 이름표가 철거됐다. 선흘서만 살 수 있는 상품 모인 ‘선흘장터’ 주민들 직접 생산한 농산물 현무암 재질 예술 작품 전시 선흘곶 동백동산에 가면 꼭 들러야 할 곳이 동백동산습지센터 내 선흘장터이다. 선흘주민들이 직접 생산한 감귤꽃꿀과 선흘곶꿀, 선흘감귤 등 다양한 상품을 만날 수 있다. 블루베리와 참다래, 단호박 등 계절별 농산물도 구입할 수 있다. 선흘주민들이 "많이 나는 곳은 며느리에게도 안 가르쳐준다"는 선흘곶고사리와 동백동산 가시나무 도토리로 만든 선흘곶도토리가루도 있다. 현무암 재질의 예술작품을 감상하는 재미도 놓칠 수 없다. 선흘곶 동백동산을 만들어낸 파호이호이용암은 점성이 낮은 용암의 일종이다. 이곳에선 이 파호이호이용암석을 이용한 돌하르방 조각들이 곳곳을 지키고 있다. 동백동산습지센터 역시 파호이호이용암이 흐르는 모습을 형상화했다. 곶자왈과 어우러진 건축물이다.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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