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외된 미취업 청소년들이 배우면서 일할 수 있는 공간 배달가게 '소풍가는 고양이' 대통령, 과학자가 아니라 '평범한 삶'이 꿈이 된 시대. 모든 청년들이 취업과 안정을 위해 치열하게 살아가고 있지만 한 노동자로 성장할 수 있는 배움의 기회와 지원조차 부족한 이들이 있다. 이른바 '비대졸자', '고졸', '학교 밖 청소년'으로 불리는 미취업 청(소)년들. 이 책은 소외된 그들이 일을 통해 어른으로 성장해가는 이야기를 담은 에세이다. '소풍가는 고양이'는 서울 마포구 성산동에 소재한 작은 도시락 배달가게다. 이곳에서 10여 명의 청소년과 청년, 어른들이 직접 음식 장사를 하면서 가게를 꾸려 나간다. 흔히 볼 수 있는 아르바이트가 아니라 개인 각자가 회사의 주식을 소유하고 주인이 되어 주체적으로 일을 배우고 있다. 가게를 운영하는 구성원 대부분이 18~24세로 비진학의 길을 선택했다. 학교로부터 사회로부터 소외받고 외면당하던 이들이 배울 수 있고 일할 기회를 제공하는 '배움이 있는 일터' 안에서 한 사람의 성인으로서 성장해 나가고 있는 개개인의 과정을 담고 있다. 이 책에는 성공담이나 커다란 깨달음 같은 건 찾아볼 수 없다. 하지만 열악한 조건 속에서도 서로 협력하고 시행착오와 우여곡절 등을 겪으면서 배워 나가는 과정을 통해 사회적 자립이란 무엇이며 우리 사회가 현재 놓치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들여다 볼 수 있다. 사회적 기업 주식회사 연금술사(소풍가는 고양이)의 대표 이사이기도 한 박진숙 저자는 이들과 함께 어울리며 배우고 익히는 과정이 꽤 고단하고 꽤 행복하다고 말한다. 특히 다른 이들과 비교해 기회조차 쉽지 않은 세상에서 이들이 사회를 향해 나아갈 수 있는 도전을 함께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의미가 있지 않으냐고 반문한다. 배우면서 일하고, 일하면서 성장한다는 꿈을 현실로 만들어 7년째 이어가고 있는 이 가게는 위계질서와 차별을 없애기 위해 직원 모두 별명을 사용하고 있으며, 개인 한 명 한 명의 성장을 기다려 주고 들어주고 함께 고민하고 있다. 저자는 소풍가는 고양이 자체가 하나의 특수한 사례이자 일과 교육을 함께 이루려는 이상이 만들어 낸 '유토피아'일지도 모른다고 말한다. 그러면서도 우리 사회의 어린 젊은이들이 성숙한 어른으로 자라날 안전한 공간과 시간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면서, 가게의 구성원들이 직접 겪고 자립해 나가는 이야기들을 통해 전정한 의미의 자립과 이를 위한 새로운 노동교육에 대한 고민을 더욱 많은 이들이 함께 나눌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사계절. 1만3000원.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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