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월 제주사회적경제 생태계 조성 지원을 위해 개소한 제주사회적경제지원센터는 10월 지역사회 문제를 해결할 시민 아이디어를 발굴해 창업까지 지원하는 '클낭 챌린지' 프로젝트를 진행, 클낭 펠로우 3명을 선정했다. 문재인 정부, 일자리 창출 한 축 ‘사회적경제 활성화’ 추진 유럽 등 선진국가 일찍이 저성장·저고용 해결책으로 주목 사회적기업 탄생 10주년 제주, 외적 성장 비해 활성화 더뎌 “제주형 생태계 기반 조성 위한 공공조달 혁신·총괄부서 필요” 문재인 정부가 '일자리 창출'을 핵심 아젠다로 내놓으며 '사회적경제'가 급부상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대통령직속 일자리위원회는 좋은 일자리 창출과 사회 양극화를 해소하는 경제의 한 축으로 '사회적경제 활성화 방안'을 들고 나왔다. 일자리위원회 회의에서 문 대통령은 "사회적경제는 일자리를 늘리는 동시에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 착한 경제"라며 "우리 경제가 직면한 고용없는 성장과 경제적 불평등을 극복할 수 있는 대안"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사회적경제 기업은 구성원간 협력·자조를 바탕으로 재화·용역 생산 및 판매를 통해 사회적가치 창출을 목적으로 하는 사회적기업, 자활기업, 마을기업, 협동조합을 말한다. 시장에서의 경제활동이란 측면에선 시장경제와 유사하나 자율·민주, 연대·협력이란 활동목표에서 차이가 있다. 민주적 의사결정을 통한 자율경영과 이익을 구성원 전체가 공유하면서 양질의 일자리 확대, 취약계층에 일자리를 제공해 빈부격차의 완화, 주민의 참여 촉진을 통한 신뢰관계 회복으로 지역공동체를 복원·발전시키는 순기능을 갖는다. 2018년은 제주에서 사회적기업이 탄생한지 꼭 10주년이 되는 해로, 성장기에 서 있다. 2008년 4월 사회복지법인 평화의마을이 제주 1호 사회적기업으로 인증받은 것을 시작으로 그해 모두 4곳이 사회적기업에 이름을 올렸다. 제주도내 사회적경제조직들과의 협업을 통해 도민을 대상으로 하는 착한여행 프로그램 '숨어있던 제주를 어뮤즈'를 네 차례에 걸쳐 진행, 제주 자연경관 보호의 중요성을 인식하는 기회를 가졌다. 사회적경제 활성화는 원희룡 도지사의 선거공약이기도 했다. 도는 2014년부터 2018년까지 사회적경제 생태계 구축과 지역특화사업을 중점과제로 채택, 2014년 제주도 사회적경제 기본조례를 제정해 공공기관의 우선구매 활성화를 위한 제도를 마련했다. 사회적기업 제품의 공공기관 구매율에서도 제주도는 2016년 12월 기준 7.34%로 전국 17개 시도 평균구매율(1.7%)을 훨씬 앞섰고, 2014~2016년 3년 연속 전국 시도 중 1위를 차지했다. 이는 2015년 사회적경제 단체와 15개 공공기관이 사회적경제기업 제품의 공공기관 우선구매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등 지원체계를 구축한 덕분이다. 지난해 4월엔 사람중심의 연대와 협력을 통한 사회적경제 공동성장기반 조성과 지속가능한 생태계 역량강화를 지원하는 중간조직인 '제주사회적경제지원센터'도 문을 열었다. 제주사회적경제지원센터는 제주의 전통문화로 협동노동의 의미를 지닌 '수눌음'에 기반을 둬 사회적경제를 발전시키기 위해 '수눌음 경제'를 제주사회적경제의 방향으로 설정했다. 이렇듯 제주지역 사회적경제기업의 외형만 놓고 보면 중앙과 지방정부 주도의 지원으로 2011년 대비 6배 정도 증가할만큼 양적성장은 이뤄냈다. 하지만 제주의 특성을 반영한 사회적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을 위한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정책 마련이란 측면에선 갈 길이 멀다. 제주자치도 사회적경제종합발전계획(2015년)에 따르면 2014년 기준 도내 사회적경제기업의 고용비중은 0.37%다. 정부 일자리위원회는 2015년 기준 우리나라 사회적경제기업의 고용비중이 1.4%로, 유럽연합의 6.5%에 견주면 활성화가 미흡하다고 밝히고 있다. 사회적경제에 대한 통합 이해를 바탕으로 분야별 역량을 갖춘 개별 전문강사 육성을 위한 사회적경제 전문강사 양성 교육과정을 지난해 11~12월에 걸쳐 진행했다. 사회적경제기업 제품의 판로를 넓히려면 공공기관의 물품구매 확대와 함께 사회 구성원들도 일상에서 제품을 자주 접할 수 있도록 제품과 서비스의 질을 높이는 게 중요하다. 이미 국내 몇몇 지자체에서는 사회적경제 공공시장 활성화에 나서 성과를 내고 있다. 서울시는 사회책임조달의 관점에서 사회적경제 공공시장 활성화를 추진한 대표적 지자체다. 2014년 전국 지자체 중 최초로 '사회적 가치 증대를 위한 공공조달에 관한 조례'에 이어 사회적 가치를 고려하는 '서울시 공공조달 가이드라인'도 만들었다. 또 서울시사회적경제지원센터는 산하에 '사회적경제 공공구매 지원단'을 설치 운영하면서 각종 상담과 영업지원을 하고 있다. 서울시는 이같은 제도를 통해 사회적경제기업의 공공시장 구매 목표비율을 2014년 1.15%에서 2020년까지 5%로 끌어올린다는 구상이다. 성남시의 공공서비스정책과 연계한 사회적기업 모델 육성 시책은 혁신사례로 손꼽힌다. 성남시는 지자체의 공공위탁사업 우선기회를 시민이 근로자이자 주인인 사회적기업(성남시민기업)에 전략적으로 제공하고, 기업활동에서 얻은 수익을 지역에 환원함으로써 지역경제에 기여하는 사회적기업 모델을 만들었다. 주주와 조합원 비중이 성남시민 70% 이상을 상시 유지해야 하는 성남시민기업은 2015년 기준 26개로 폐기물대행업, 가로청소, 마을버스, 청소위생업 등 성남시의 공공서비스 용역사업 관련 업종들이다. 특히 지자체의 인허가권을 활용한 성남시민버스는 2011년 성남시민의 출자로 설립된 시민주주기업형 사회적기업으로 3개 노선을 운행, 사업시작 2년만에 흑자경영을 이뤘다. 또 전체 종사자의 절반 이상이 취약계층이다. 이같은 몇몇 지자체의 사회적경제 활성화 구상이 실현되기까지는 사회적 공감대 형성과 사회적기업가 마인드를 갖춘 인재육성 등이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버팀목 역할을 했을 것이다. 유럽연합 등 주요 국가들이 일찍이 저성장·저고용이란 구조적 문제에 직면하고 이를 풀 해결책으로 사회적경제를 주목한 이유도 시장경제의 효율성을 살리는 동시에 실업·빈곤 등 경제·사회 문제까지 극복하며 포용적 성장을 실현할 수 있다는 가능성에 주목했다는 점이다. 일자리위원회가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정책의 최우선 순위에 두고 새정부 100대 국정과제의 하나로 사회적경제 활성화를 내세운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라고 볼 수 있다. 사회적경제 생태계 구축을 통한 사회적경제를 시민경제 모델로 정착시킨다는 정부의 국정운영 목표에 발맞춰 제주 사회적경제도 한 단계 더 성숙해질 채비를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선 사회적경제기업의 설립단계와 단기 재정지원 정책 중심에서 성장기·성숙기 등 성장단계별 차별화된 지원과 사회적경제기업 성장에 필요한 전문인력의 양성·유입, 제품에 대한 민간 소비자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판로망 개척 등의 과제를 차근차근 풀어나가야 한다. 강종우 제주사회적경제지원센터장은 "제주도의 사회적 가치 증대를 위해 공공조달 가이드라인 마련, 사회적경제 제한경쟁입찰 합법화, 공공서비스 사회적경제 진입영역 확장을 검토해 사회적경제 활성화 생태계 기반을 넓히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민관 거버넌스 추진체계 구축과 정책 효율성·실효성 확보를 위한 총괄부서인 사회적경제시범도시추진단의 신설 검토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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