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한라포커스] 제주 렌터카 도입 40년 '명암' (상)멈출 줄 모르는 렌터카업 성장세
제주관광 효자서 천덕꾸러기 신세 전락
채해원 기자 seawon@ihalla.com
입력 : 2018. 01.07. 19:00:00

1978년 제주지역에 첫 선을 보인 렌터카는 해를 거듭할 수록 차량대수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천덕꾸러기 신세로 전락하고 있다. 사진은 성산포항에 세워져 있는 렌터카들. 강경민기자

1978년 30대→ 지난해 3만1000대로 급성장
저비용항공사 활성화·낮은 진입장벽 원인
제주 전역 관광지화 등 긍정적 영향도 공존

제주지역에 1978년 처음 렌터카 사업이 시작된 이후 올해로 40년이 됐다. 1980년대 신혼여행, 수학여행이 중심이었던 제주관광은 렌터카 등의 발전에 힘입어 개별관광지로까지 외연을 확대할 수 있었다. 하지만 제주관광의 효자 노릇을 하던 렌터카는 최근 천덕꾸러기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2011년부터 차량대수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업체 간 과당 경쟁은 물론 교통체증 등 사회적 비용까지 발생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렌터카 도입 40년을 계기로 3차례에 걸쳐 렌터카사업의 현주소와 앞으로 과제와 전망 등을 짚어본다.

▷렌터카 2011년 기점 폭증=제주에 렌터카 업체가 처음 생긴 해는 1978년이다. 제주렌트카(주)가 30대의 차량으로 렌터카사업에 첫발을 디뎠다. 그 후 렌터카 업체 수는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2006~2012년에 50~70개를 오가던 도내 렌터카 업체수는 2013년부터 꾸준히 늘고 있다. 2013년 63개사였던 것이 2014년 76개, 2015년 93개, 2016년 108개, 2017년 10월기준 113개로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특이할 만한 점은 2011년 이후 렌터카 대여업체 수가 급증했다는 것이다. 올해까지 남아있는 업체를 기준으로 2000년 이전에 등록한 업체는 8개에 불과했지만 2001~2010년 사이 41개, 2011~2017년 113개로 2011년 이후 크게 늘었다.

이와 함께 등록된 렌터카 차량도 큰 폭으로 늘었다. 2011년 1만5500대에 불과했던 렌터카 등록대수는 2014년 2만700대, 2017년 10월 기준 3만1000대로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이에 따라 제주지역 전 차량 중 렌터카가 차지하는 비중도 늘었다. 2010년 5.5%를 차지했던 렌터카 비중은 2016년 6.3%로 뛰었다.

▷LCC 활성화·낮은 진입장벽 원인=렌터카 업체가 2011년 이후 급증한 데는 저비용항공사(LCC)가 활기를 띠면서 제주를 찾는 내국인 관광객이 늘어난 영향이 컸다. 2005년 티웨이항공이 취항한 것을 시작으로 2006년 제주항공, 2008년 진에어·에어부산, 2009년 이스타항공 등이 잇따라 취항하면서 제주를 찾는 내국인 관광객은 2006년 485만명에서 2011년 768만명, 2017년 1352만명으로 급증했다.

신왕근 제주관광대학교 교수는 "저비용항공사 활성화와 대중교통의 한계로 렌터카 사용자가 급증한 것으로 보인다"며 "또 소셜커머스의 등장으로 언제 어디서나 핸드폰으로 렌터카를 예약할 수 있도록 접근성이 개선되면서 여행객들이 렌터카를 선호하게 됐다"고 말했다.

쉽게 렌터카 사업을 할 수 있는 점도 렌터카 급증의 한 요인으로 꼽혔다. 업계에서 10년 이상 종사하고 있는 한 관계자는 "다른 지역의 렌터카 업체가 제주에 쉽게 진출할 수 있는데다 영업신고만 하면 되기 떄문에 사업에 뛰어드는 도민들도 많다"며 "사업이 망하더라도 다른 사람이 업체를 인수하면서 업체수 등은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고 토로했다.

▷렌터카 제주 전역 관광지화 한몫=제주를 찾는 내국인 관광객들이 대중교통보다 렌터카를 선호한다는 사실은 조사결과로도 나타났다. 2016년 방문관광객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제주를 찾은 내국인 관광객 중 69.4%가 여행 시 렌터카를 이용했다. 렌터카 이용률은 전년 58.6% 대비 10.8%p나 상승했다.

관광객들의 렌터카 이용률이 높아지면서 제주 전역이 관광지화됐다. 관광객들이 렌터카를 타고 주도적으로 여행목적지를 선택할 수 있게 되면서 기존에 해안을 중심으로 조성됐던 관광지가 중산간 지역에도 생기기 시작했다.

신왕근 교수는 "렌터카 산업은 제주도 전 지역이 관광지화되는데 큰 영향을 끼쳤다"며 "보고싶은 관광지를 제한적인 시간내에 보기 위해서는 대중교통은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관광업계 관계자도 "제주지역은 렌터카가 활성화돼 다른 지역보다 개별관광객들이 여행하는데 장점이 많다"면서 "접근성과 가동성이 늘어 1년에도 5~6번씩 좋아하는 관광지를 찾을 수 있는 등 렌터카가 관광객들의 재방문율을 높이는 계기를 마련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 기사는 한라일보 인터넷 홈페이지(http://www.ihalla.com)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

문의 메일 : webmaster@ihall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