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관광의 효자였던 제주렌터카는 소비자 피해구제 대상에 교통사고가 속출하면서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있다. 한라일보DB 전국 피해구제 건수 가운데 20.4%가 제주지역에서 발생 교통사고 사상자 1000명 육박…속도제한 장치 등 검토 착수 제주도는 지난해 '제주특별자치도 자동차 대여요금 원가 산출에 관한 규칙안’을 만들었다. 렌터카 업체가 1년에 한 번 임의로 산정한 요금을 신고하던 것에서 신고 시 차량 대여요금을 산정한 객관적 근거를 행정에 제시토록 변경한 것이다. 한 마디로 업체가 임의로 대여요금을 산정할 수 없도록 해 바가지요금을 잡아보겠단 것이다. 제주도는 그간에도 렌터카 바가지요금 해결을 위해 다양한 정책을 내놨지만 큰 실효는 거두지 못했다. 또한 제주에서는 한해 500건 이상의 렌터카 사고로 인명·재산피해도 속출하고 있다. 경찰 등 관계기관의 꾸준한 지도단속이 전개되고 있지만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다. ▶관광객 울리는 바가지요금=관광객 박 모씨는 제주도내 A렌터카와 예약하고 대여요금을 지급한 후 예약일 10일 전에 계약해지를 요청했지만 위약금을 30%나 요구받았다. 관광객 강 모씨는 렌터카 운행 중 사고가 나자 도내 B렌터카로부터 실제 수리비보다 약 20만원이 많은 금액을 지급하라고 요구받았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2012년부터 2015년까지 접수된 렌터카 관련 피해구제 신청 677건 중 20.4%(138건)가 제주지역 렌터카 업체였다. 광역시도 가운데 서울 264건(39.0%)에 이어 많은 건수다. 피해유형별로는 '예약금 환급 및 대여요금 정산 거부'가 37.7%(52건)로 가장 많았고, '사고 발생 시 수리비 등 과다배상 요구' 20.3%(28건), '보험처리 지연·거부' 13.8%(19건) 순으로 나타났다. ▶유명무실 요금고시제=제주도는 성수기와 비수기 간 렌터카 대여요금 차이가 커 관광객 불만이 잇따르자 2008년 ‘렌터카 요금고시제’를 도입했다. 같은 해 3월 5일 ‘제주특별자치도 여객자동차운수사업 조례’를 제정해 도내 모든 렌터카업체가 대여약관에 따라 제주도에 신고한 대여요금만 받을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조례에는 렌터카 업체가 약관에 명시된 요금을 변경하고자 할 때 다시 제주도에 신고해야 한다고만 규정할 뿐 횟수 제한이 없어 업체에서 1년에 수십번이라도 요금을 변경할 수 있다는 허점이 있었다. 제주도는 이런 문제가 불거지자 2011년 5월 11일 조례를 개정해 렌터카 대여약관 변경 신고를 1년에 한 번만 할 수 있도록 제한하는 한편 업체가 자율적으로 요금을 할인할 수 있게 했다. 하지만 이 개정은 렌터카 업체 간 과도한 할인 경쟁을 불렀고 시기에 따라 할인 폭 또한 들쭉날쭉해지는 결과를 낳았다. 1년 내내 적정한 수준의 요금을 유지하려는 정책은 사실상 실패했다. 일례로 도내 C렌터카의 경우 지난해 7월 11인승 승합차를 3박4일 대여할 시 대여요금과 이달 대여요금을 비교하면 가격이 배 이상의 차이가 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렌터카 사고 대책 없나=제주에서 발생하는 렌터카 사고와 사상자는 매년 증가하고 있다. 제주지방경찰청에 따르면 도내 렌터카 사고는 2012년 334건, 2013년 394건, 2014년 393건, 2015년 525건, 2016년 526건으로 집계됐다. 특히 2015년과 2016년 두 해간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상자도 2012년 571명, 2013년 655명, 2014년 693명, 2015년 952명, 2016년 954명으로 증가했다. 제주도는 렌터카 사고를 막기 위해 2013년부터 렌터카 속도제한장치 부착 의무화 제도개선을 추진했고 2016년 이를 제주특별자치도 특별법 6단계 제도개선과제에 포함해 정부에 제출했지만 수용되진 않았다. 우여곡절끝에 지난해 12월 26일 6단계 제도개선과제를 반영한 제주특별법일부개정 법률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해 이르면 다음 달 국회에 상정돼 처리될 전망이다. 제주도는 국회에서 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렌터카 속도제한 장치 설치 규정을 조례로 정할 예정이다. 렌터카가 일정 속도(80㎞)를 넘지 못하게 해 과속으로 인한 교통사고 발생을 줄이겠다는 것인데 렌터카 사고의 해법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와 함께 운전자들의 낯선 도로환경에 대한 부적응도 사고의 한 요인으로 분석되고 있어 렌터카 운전자들에 대한 안전운전의식 교육 강화 등이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이다.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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