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부터 12일까지 사흘간 제주도 전역에 내린 폭설은 대중교통에게는 기회였다. 자가용을 보유하고 있어 대중교통을 이용할 일이 별로 없는 도민들이 대거 버스로 몰리면서 30여년 만에 새롭게 달라진 '제주도 대중교통체계'를 선보일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된 것이다. 하지만 결과는 참담했다. 결빙된 도로 사정으로 인해 버스 결행·지연·우회 노선이 발생했지만, 이를 제대로 알리지 않아 도민들이 오지 않는 버스를 추위에 발만 동동 구르며 기다리면서 불만이 속출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문제는 지난 18일 '재난안전대책본부 가동에 따른 종합평가 보고회'에서 논의됐으며, ▷재난 문자에 버스운행 안내문 발송 ▷버스정보시스템에 결행·우회 노선을 통보할 수 있도록 개선 ▷정류장 버스도착 정보단말기(BIT)에 음성 안내 시스템 도입 등이 제시됐다. 특히 이날 보고회를 주관한 전성태 제주도 행정부지사는 "폭설시 대중교통 요금을 면제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그리고 24일 또 다시 눈이 내렸다. 비록 BIT는 개선이 진행 중이라 제 역할을 하지 못했지만 담당자들의 대처는 이전 폭설 때와는 달랐다. 늑장 지적을 받았던 제주버스정보시스템은 약 40분 간격으로 운행상황을 실시간으로 공지했고, 출근시간대에는 직접 정류장으로 나가 도민들에게 운행상황을 알린 것이다. 또한 전세버스를 사전에 대기시켜 결행 노선이 발생하면 투입할 수 있도록 대비했다. 지난해 8월 이후 '제주도 대중교통체계'는 많은 우려와 지적에 시달려 왔다. 하지만 제주에서의 유례없는 교통정체현상과 주차난 등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대중교통 밖에 답이 없는 것도 사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제주도의 학습효과(?)에 따른 변화에 주목을 하게 된다. 어찌됐든 제주의 교통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이들의 노력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다. 다음 기회에는 더욱 나아진 모습을 기대한다. <송은범 행정사회부 기자>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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