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욱 감독 [연합뉴스 자료사진] 18일(현지시간) 영국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한 '아가씨'는 박찬욱 감독의 열 번째 장편 영화다. 박 감독이 '박쥐'(2009) 이후 7년 만에 한국으로 돌아와 연출한 이 영화는 영국 작가 세라 워터스의 '핑거스미스'를 원작으로 했다. 사건들은 귀족 가문 출신 히데코(김민희 분)의 상속재산을 매개로 벌어진다. 어릴 적 부모를 잃고 후견인인 이모부 고우즈키(조진웅)의 보호 아래 사는 히데코에게 백작(하정우)이 접근한다. 백작은 소매치기로 자란 숙희(김태리)를 히데코의 저택에 하녀로 투입해 재산을 가로챌 계획을 세운다. 숙희를 이용해 히데코를 유혹하고 결혼한 뒤 그를 정신병원에 가둔다는 게 백작의 계략이다. 그러나 막상 히데코의 시중을 들며 살게 된 숙희가 그에게 마음을 빼앗기면서 백작의 뜻대로 일이 진행되지 않는다. 백작의 음모와 숙희의 내적 갈등이 전반부를 이끈다. 영화는 반전을 거친 뒤 히데코의 시선에서 사건을 다시 본다. 히데코와 이모부의 대저택은 이런 이질적 요소들을 집약해 보여주는 공간이다. 박 감독은 일본 구와나시에서 일본 전통과 유럽 양식이 섞인 건물을 발견하고 영화의 주무대로 삼았다. 대저택 내부를 묘사하는 유려한 미장센은 '영화의 또 다른 주인공'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류성희 미술감독은 한국인 최초로 2016년 칸영화제에서 미술·음향·촬영 등 부문에서 기술적 성취를 보여준 작품에 주는 '벌칸상'을 수상했다. 미국 LA비평가협회(LAFCA) 역시 외국어영화상과 함께 미술상을 줬다. 박 감독은 CNN과 인터뷰에서 "특별히 금기에 맞섰거나 이 영화로 장벽을 깨트렸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내 영화 뒤에 비슷한 주제를 다룬 영화가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감독은 이 영화로 '올드보이'(2004), '박쥐'(2009)에 이어 칸영화제 공식경쟁 부문에 세 번째 초청받았다. '아가씨'는 국내에서 2016년 개봉해 관객 428만명을 동원했고 영국에선 지난해 개봉했다.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한국영화 수상은 이번이 처음이다. 아시아권에서는 장이머우(張藝謀)의 '홍등', 천카이거(陳凱歌)의 '패왕별희', 리안(李安) 감독의 '와호장룡' 등 중화권 영화들이 수상한 바 있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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