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원형을 찾아서'의 저자 박상하는 "오늘날의 한국인은 오랜 역사의 담금질 속에 움튼 원형으로 만들어졌다"고 말한다. "역사의 숱한 외침 속에서 뼛속까지 뚫고 들어가 기어이 뿌리내린 끈질기고 어기차게 살아왔던 우리만의 역사 근육을 믿는다"는 저자의 말이 강인하다. 지난 13년여 동안 조바심치고 고심하며 매달려왔던 탐구작업의 결실로 이 책에는 저자의 노고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저자는 '가혹한 환경이 문명을 낳고 민족을 발전시켜온 원동력이 됐다'는 아널드 토인비의 역사이론에서 착안해 이 책을 썼다고 한다. 숱한 침략을 당하는 질곡의 시간 속에서도 장구한 역사를 이어가는 '강한 한국인'의 저력이 어디서 왔는지 되짚는다. 모두 9장으로 이뤄진 이 책은 한국인이 겪은 질곡의 역사를 시작으로, 눈부신 성장의 과정을 파헤친다. 이어 한국인의 원형을 불교·유교·그리스도교·천주교 등 종교들 간의 생존경쟁에서 해답을 찾는다. 또 고난의 연속이었던 우리 역사 속에 숨어있던 한국인의 비밀을 파헤친다. 특히 저자는 한국의 원형 가운데 하나인 '교육 DNA'에 주목한다. 그는 "한국인들에게 '교육'은 곧 신앙이었다. 무엇으로도 미룰 수 없는 간절함이었다. 그 같은 간절한 신앙이 지금의 한국인들을 만들어냈다"고 기술한다. 저자는 "한국인들은 경제·교육·과학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에서 역량과 위상이 높아졌음에도 스스로는 미국과 러시아, 중국, 일본 등 강대국 틈바구니에 끼여 살아왔던 작은 새우 콤플렉스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빼놓지 않는다. "동북아의 변방에서 오랫동안 숨죽이고 살아야 했던 한국이 세계사의 전면에 등장한지 불과 반세기 여 만의 일이다. 그러나 우리는 이 같은 사실을 받아들이는데 대단히 소극적이며 우리의 힘과 위대성을 확신치 못하고, 우리의 우수성을 애써 무시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저자는 역사를 씨줄 삼고 경제를 날줄 삼아 거시적 관점에서 살펴본 진지한 성찰, 다시 말해 우리 민족이 온몸으로 겪어온 실상으로부터 오늘날의 한국인들의 등장을 낱낱이 들여다보고 있다. 허균문학상 수상자인 박상하가 펴낸 이 책은 역사문화사의 속살을 문학적 감수성으로 풀어낸 한국인들의 사적(事蹟) 원형 탐구서다. 생각출판사. 2만5000원.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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