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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人터뷰] 다섯번째 올레길 완주도전 이상혁씨
“제주가 좋고 올레가 좋고 걷는 게 좋다”
조흥준 기자 chj@ihalla.com
입력 : 2018. 04.10. 20:00:00

이상혁씨

2010년부터 올레길걷기 시작
“최소 10번 완주 목표”로 정해

"제주가 좋고 올레길이 좋고 걷는 게 좋은 데 더 할이 말 있나요."

지난 4일 제주를 방문해 3일 동안 17~19코스를 마쳐 총 네 번째 올레길을 완주한 뒤, 다시 다섯 번째 올레길을 걷는 이상혁(67·울산)씨. 그는 올레를 왜 자꾸 찾느냐는 질문에 망설임 없이 단호하게 대답했다. 2010년 올레에 첫발을 내디딘 지 8년이 지났지만, 그는 제주의 올레길이 여전히 새롭고 반갑다고 말한다. 전문 올레꾼답게 올레길 7코스 법환 포구 즈음에서 그를 만나봤다.

이상혁씨가 2008년 정년퇴직을 하자마자, 마치 그때까지 기다렸다는 듯 아버님이 돌아가셨다. 반복되던 직장 생활에서 벗어나면서 생체 리듬도 깨지고, 심적으로도 방황을 하던 때에 우연히 접한 책이 '놀멍 쉬멍 걸으명 제주걷기여행'이었다. 책을 읽으면서 단숨에 제주와 올레길의 매력에 빠져들었다는 그. 평소 등산이나 걷기엔 자신이 있었던 만큼, 그 좋은 곳을 직접 가보자는 마음으로 제주를 찾았다. '길이 너무 아름다워, 아 올레는 이래서 걸어야 하는구나' 하고 첫 만남부터 올레길이 보여주는 모든 것이 좋았다는 이상혁씨. 그는 자연이 주는 풍광을 있는 힘껏 맞으며 해안가를 걷고, 중산간을 걷고, 올레길을 걷고 또 걸었다. 마치 인생과도 같은 다양한 길을 걸으면서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고, 그렇게 잃어버렸던 마음과 건강을 되찾았다. 일주일 내외의 짧은 일정에 맞춰 틈틈이 제주를 방문하면서 첫 올레길 완주까지 약 3여년의 시간이 걸렸다. 한 번의 완주가 끝이 아니라 더욱 올레길을 알고 싶고, 더 많이 걸어보고 싶어졌다는 그는 계속해서 제주를 방문했고, 올레길 완주 횟수를 늘려갔다.

올레길완주 등록증. 사진=이상혁씨 제공

"한번은 비가 몹시 쏟아지는 올레길을 흠뻑 젖으며 혼자 걸은 적도 있습니다. 올레길이 마치 저만을 기다리고 있는 것 같더군요. 봄부터 겨울까지 계절이면 그 계절 그대로, 비나 눈이 오면 또 그 날씨 그대로 아름다운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 올레길의 숨어 있는 매력 같습니다."

여러 차례 길을 걷다 보니 요령이 생기면서 완주 일정도 조금씩 당겨졌다. 꼼꼼하게 일지를 정리하면서 올레길 완주 일주표도 만들고 있다는 그는 올레길 관리에 대한 칭찬도 아끼지 않았다.

"매번 올 때마다 올레길 관리가 잘 되어 있다는 것에 감사하고 있습니다. 코스를 걸으며 이전과 다른 모습을 보면 사진에 담아두기도 하고요. 특히 전에는 못 걸어봤던 새로운 코스가 생기면 그 길을 걷는 재미도 더해지는 것 같아 멈출 수가 없습니다. 앞으로 최소 목표가 10번입니다. 그 뒤로 몇 번을 더 걸을지는 저도 알 수가 없어요."

제주 올레에 대한 애정이 듬뿍 담긴 채 인터뷰를 이어가던 그는 인터뷰를 마치자마자 10일 8코스를 마지막으로 다시 육지로 올라간다며 올레길의 풍광 속으로 자연스럽게 스며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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