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객이 몰리는 4~5월이 되면 제주에는 본격적인 축제 릴레이가 펼쳐진다. 지난 4~6일에는 서귀포항 일원에서 서귀포시 은갈치 축제가 개최됐다. 올해 처음 치러진 은갈치 축제는 관광객과 도민 등 약 6만여명이 행사장을 찾아 성황을 이뤘지만, 일부 관광객들은 실제 '생물갈치'는 보이지 않는 '냉동갈치' 축제였다고 평가했다. 주최 측은 축제 목적 중 하나가 갈치 재고를 처리하기 위함이라고 당당하게 밝혔지만, 이름만 듣고 축제장을 찾는 관광객들에게는 축제의 주인공이 빠진 모습으로 비친 것만은 분명해 보였다. 반면 비슷한 시기에 열리던 보목 자리돔 축제는 올해 자취를 감췄다. 10여년 넘는 나름대로 전통 있는 축제였지만, 흥겨운 잔치가 되어야 할 축제가 오히려 주민들 간의 갈등을 조장한다는 이유로 마을에서 축제를 열지 않기로 한 것이다. 축제를 치르는 과정도 힘들고 손해보는 사람과 이득보는 사람이 따로 있다는 것이 주요 문제였지만, 이외에도 축제 기간 내내 몰려오는 관광객 등으로 교통·주차 등의 불편함과 쌓이는 쓰레기 문제도 지적됐다. 실제로 축제를 여는 일부 마을들은 축제 운영의 어려움을 호소하기도 하고, 축제가 없는 마을은 마을 홍보 및 관광객 활성화를 위해 없는 축제도 만들기 위해 애를 쓰기도 한다. 모두가 함께 즐기며 행복해야 할 축제가 왜 이런 상반된 현상을 만들어 내는 걸까. 분명한 건 관광객들 입장에선 지역 특성을 살린 축제장을 찾다 보면 짧은 시간이지만 그 지역 분위기와 특산물 등을 파악할 수 있는 좋은 자리라는 점이다. 또 주민들에게도 지역 홍보 등을 통한 상권 활성화와 수익을 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특히나 제주는 축제가 끊이지 않고 열리는 대표 관광지 중 하나다. 이 많은 축제를, 관광객과 주민 모두가 만족할 수 있게 하는, 컨트롤이 가능한 무언가가 아쉬워 보인다. <조흥준 제2사회부 기자>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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