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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공무원 조직적 관권선거 정황 포착
제주시, 선거 직전 읍면동·실국 직원 간담회
시장·부시장 참석 전 직원과 전례 없는 오찬
고경실 "임기 완료 시점 송별회 겸 식사일 뿐"
공무원들조차 "80년대식 관권선거 수법" 비판
표성준 기자 sjpyo@ihalla.com
입력 : 2018. 06.10. 17:53:20

제주시청 총무과에서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본청 실국 직원과의 간담회 계획'은 선거를 앞두고 조직적인 관권선거가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제주시가 선거를 앞두고 대대적인 관권선거를 자행하고 있는 정황이 제주시청에서 작성된 문건을 통해 포착됐다. 제주도청 현직 국장의 선거법 위반 행위가 적발된 이후에도 관권선거가 계속되는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한라일보가 입수한 '본청 실국 직원과의 간담회 계획'이라는 제목의 자료에 따르면 제주시는 6월 7일부터 선거일 하루 전인 12일까지 각 실·국별로 전 직원이 참석하는 오찬 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앞서 제주시는 지난 5월부터 26개 읍·면·동에 대한 전 직원 오찬 간담회도 순차적으로 진행해 모두 마무리한 것으로 확인됐다.

 제주시 총무과에서 작성한 문서로 추정되는 이 자료에는 각 실·국별 7회의 오찬 간담회 일정과 함께 간담회별 참석 인원이 구체적으로 명시됐다. 오찬은 6개 음식점(1곳은 2회)을 순회하면서 진행하고 있으며, 비용은 총무과에서 처리하고 있다.

 이 자료의 비고란에는 '시장님 식사'와 '부시장님 식사(시장님 방문인사)'라고 명시돼 고경실 제주시장이 간담회 때마다 참석하고 있음을 알려줬다. 실제 고 시장은 모든 간담회에 직접 참석해 직원들과 일일이 악수하면서 격려성 발언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무원 조직이 연말 또는 연초에 업무계획을 수립하기 위해 실·국장 주재 하에 연찬회 형식의 실·국 회의를 진행하는 경우는 있지만 이번처럼 6월에 개최하거나 시장이 직접 참석하는 일은 전례를 찾아볼 수 없다. 이 때문에 공무원 내부에서조차 조직적인 관권선거 움직임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에 대해 고경실 제주시장은 "읍면동 직원은 법정 선거업무를 담당하니까 통상 격려하곤 한다"며 "시장 임기가 다 되어가니까 그동안 고생시킨 직원들을 격려하고, 송별회겸 해서 식사를 했을 뿐 선거 관련 이야기는 꺼내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제주도청 한 사무관은 "업무가 한창 진행 중인 6월에 그것도 선거를 앞두고 시장이 실·국은 물론 읍·면·동 전 직원들을 격려하기 위해 이런 방식의 오찬 간담회를 하는 것은 듣도보도 못했다"며 "선거 중립 의무를 지켜야 할 공무원 조직이 유권자 겸 공무원을 상대로 벌이고 있는 80년대식 공무원 동원 선거운동 수법"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제주도선관위는 제7회 지방선거와 관련해 6월 5일 현재까지 총 30건(고발 3건, 수사의뢰 2건, 경고 등 25건)의 선거법 위반행위를 조치했다고 밝혔다. 특히 제주도청 현직 국장과 전직 서귀포시장 등 전현직 고위공무원들이 대거 선거법 위반 혐의로 적발돼 사법당국의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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