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사를 마친 뒤 탐사결과를 정리하는 모습. 사진=국립산림과학원 난대아열대산림연구소 서연옥 송관필 김진 김찬수. 하르하이라아산 위치(구글맵 캡쳐). 바이칼분취. 수염용담. 솔나물. 갯취(제주도 새별오름). 솔나물(갈리움 베룸, Galium verum)도 노랗게 꽃을 피웠다. 몽골초원에서 비교적 흔히 보인다. 키는 보통 30~60㎝인데 크게 자라면 1m를 넘기도 한다. 우리나라에도 널리 분포하고 있다. 한라산에 자라는 것은 보통 키가 20㎝ 이하로 이 종으로서는 너무 작아 애기솔나물이라 하여 따로 한라산특산식물로 취급하기도 한다. 이 종은 인도아대륙, 중앙아시아를 거쳐 시베리아와 동아시아까지가 원산지라고 볼 수 있지만 실제로는 유럽, 아메리카 등 전 세계에 널리 퍼져 있다. 이것은 환경적응력이 뛰어나 여러 가지 악조건에서 적응하면서 형태적으로도 다양하게 변신할 수 있음을 뜻한다. 한라산의 애기솔나물은 이런 점에서 솔나물의 한 변종이 아닐까 생각되고 있다. 이 지역 최고봉에 가장 근접한 김진대원, 오른 쪽 위로 보이는 봉우리가 진오름. 해발 2000m를 한창 지나고 있을 무렵 우리의 눈을 의심하게 하는 식물이 나타났다. 갯취(리귤라리아 타케티, Ligularia taquetii)가 아닐까? 갯취는 한라산 특산식물이다. 최근 거제도에서도 발견된다고 하지만 자생지의 규모나 조건으로 봐서 한라산이 원산지라고 할 수 있는 종이다. 그런데 이 머나먼 알타이, 그것도 북단 러시아와 국경지대에 자라고 있다니! 갯취는 제주도에서 활동했던 에밀 타케신부가 채집한 것을 1910년 프랑스인 레비유와 바니어트가 신종으로 명명한 것이다. 그 후 1914년 일본인 나카이가 제주도식물조사보고서에서 속을 달리하여 지금과 같은 학명을 붙였다. 제주도 서부지역 오름에 주로 분포하며, 최근에는 불놓기를 하는 새별오름에 집단적으로 군락을 이루고 있다. 이곳에 자라고 있는 종은 리굴라리아 알타이카(Ligularia altaica)로 되어 있다. 현재 꽃은 지고 씨앗이 성숙해 가는 과정이어서 꽃을 정확히 관찰할 수는 없으나 여러 형질에서 갯취와 닮았다. 같은 종일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이 종 역시 몽골의 제주도 목장경영과 관계가 있는 것은 아닐까? 우리말 이름은 '알타이갯취'로 하였다. 하산을 서둘렀다. 알타이이의 하르하이라아산의 어느 봉우리, 해발 2200m 남짓 올라갔다. 위험을 무릅쓰고 한라산 식물들의 고향을 찾아 탐험하는데 앞장선 김진 대원의 노고를 길이 기억하고자 이를 진오름(Jin Uul)으로 명명했다. 알타이는 중앙아시아에 있지만 한라산의 식물들과 관계가 깊은 종들을 우리는 많이 봤다. 제주도는 바다로 둘러싸인 섬이고 알타이는 사막으로 둘러싸인 섬이다. 서로 격리된 환경이지만 지사적으로 관계가 깊다. 그에 따른 생물의 진화사도 관계가 깊다. 본 탐사보도는 오늘로서 끝난다. 그동안 성원해 준 독자들에게 감사를 전한다. 특히 구글번역기를 동원하면서까지 꼼꼼히 읽으며 환호해 준 몽골의 독자들께 뜨거운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바이다. 우리는 오늘이 끝이 아니라 앞으로도 계속 탐사의 길을 갈 것이다. 글=국립산림과학원 난대아열대산림연구소 서연옥 송관필 김진 김찬수 <끝>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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