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천·조릿대 따라 걸으며 몸소 느끼는 심신의 '여유' 오름서 보는 자연의 '신비' 산록도로에서 탐방객들은 가볍게 몸을 풀고 난 뒤 이번 에코투어의 첫 발걸음을 내디뎠다. 흐르는 땀을 닦아내며 한식경 쯤 걸어서 색달천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색달천은 물이 흐르진 않았지만, 햇볕이 내리쬐는 날에도 습기를 한껏 머금고 있었다. 돌에 핀 부처손과 지류 등은 탐방객들의 발길을 더디게 붙잡았고 그들의 시선까지 사로잡았다. 하천을 거슬러 오르는 탐험은 힘이 들면서도 또 다른 도전의식을 심어 주었다. 하천 옆으로 조금은 편하게 걸을 수 있도록 다른 코스가 있었지만, 대부분의 탐방객은 냇가의 돌을 밟고 올라가는 모험을 피하지 않았다. 시간은 더디게 흘렀고, 땀을 식히고 숨을 돌리기 위한 휴식은 짧게만 느껴졌다. 험한 하천을 지나 둘레길에 이르자 여기저기서 탐방객들의 짧은 탄식이 들려왔다. 대부분 앞으로는 편한 길이 나올 것임을 체험을 통해 알고 있었다. 아니나 다를까 행군에 속도가 붙기 시작했다. 솔비나무꽃. 강희만기자 점심을 먹고 난 뒤 탐방객들끼리 자기소개를 갖고 다시 탐방을 이어갔다. 허리까지 오는 조릿대를 스치고 지나가는 숲길은 정글 같았다. 조릿대 길의 푹신한 바닥과 우거진 풀들이 탐방객들이 자연 깊은 곳에 들어와 있음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 탐방로 곳곳에서는 네로 황제가 좋아해 그 무게만큼 금을 지급했다는 달걀버섯부터 다양한 식생이 탐방객의 시선을 끌었다. 달걀버섯. 강희만기자 이번 코스에서 볼 수는 없었지만 수면에 비치는 오름의 모습은 신비로움 그 자체라고 했다. 하지만 탐방객들은 물을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했다. 습지에서 다시 에너지를 충전한 뒤 서영아리오름을 오르기 시작했다. 이번 코스에서 유일하게 등반하는 오름으로 등산로가 만만치 않았다. 마치 등반을 하는 듯한 경사가 심한 난코스로 30분 가까이 오른 뒤에야 정상에 다다를 수 있었다. 오름 끝자락에 헹기소라는 큼지막한 소(습지)를 품고 있는 것 외에도 마보기와 하늬보기오름 등 동서남북으로 오름을 끼고 중앙에 위치한 신비한 오름은 투어의 정점을 찍기에 충분했다. 정상에는 누가 가져다 놓았는지 무게를 가늠하기 어려운 쌍바위가 탐방객들의 사진 코스로도 인기를 끌었다. 단체 사진을 찍고 난 뒤 오름을 내려왔다. 이번이 두 번째 투어라는 김수보(53)씨는 "지난 번 비가 오는 날씨에도 많은 분이 참가하는 것을 보고 놀랐다"며 "평상시 혼자 올 수 없는 길을 아무 생각 없이 걸을 수 있고, 또 해설사의 설명을 들으면서 새로운 정보를 들을 수 있어서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특히 하천에 있는 구멍이 나 있는 기괴한 암석들에 대한 설명이 기억에 남는다. 친구들과 함께 오고 싶지만 일반적인 코스가 아니라 쉽게 찾을 수 없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4시쯤이 돼서야 종착점에 도착했다. 도보로 2만3000보, 약 11㎞를 걸은 탐방객들은 무더운 날씨와는 상관없이 내면 가득 자연이 주는 여유와 신비로움을 간직한 채 에코투어를 마무리했다. 한편 오는 28일 진행되는 제6차 에코투어는 5·16도로~효명사~선돌계곡~숲길~한라산둘레길(수악길)~영천~임도~서귀포학생문화원 야영수련장 코스로 이어진다.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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