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 중 큰 소리로 음악 듣고 물병·과자비닐 등 버리기 일쑤 몰지각 행위에 명산 ‘멍’ 들어 한라산 성판악코스를 통한 정상 등반이 재개된 첫 날인 지난 1일, 많은 등반객들이 한라산을 찾아 8월의 싱그러운 녹음을 만끽했다. 특히 안개가 짙게 낀 등반로를 따라 산행에 나선 등반객들은 최근 무더위로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래는 소중한 시간을 가졌다. 등산로 주변 동능 낙석위험지 정비공사가 최근 마무리되며 이날 다시 코스가 개통됐다. 지난 6월 18일 공사를 시작한지 대략 한달반만에 정상 등반이 가능해지며 많은 등반객이 몰렸다. 하지만 쓰레기 불법투기나 지나친 애정행각, 그리고 산행을 방해하는 높은 음악소리 등 일부 몰지각한 등반객들의 행태는 여기저기에서 목격됐다. 등반로 곳곳에는 과일껍질이나 사탕, 초콜릿류 등의 비닐이 여기저기 버려졌고, 생수병과 심지어는 부러진 스틱 등 등반장비의 일부도 확인할 수 있었다. 백록담 분화구 내부에서도 버려진 생수병이 여럿 발견됐고, 데크시설 틈 사이에도 크고 작은 쓰레기가 많았다. 뿐만 아니라 식사나 간식을 먹고난 후 일부 음식물을 곧바로 땅에 버리거나 음주를 하는 무리도 여럿 있었다. 심지어 정상에서 술과 음식을 챙기고 올라와 무속행위를 하는 사례도 이날 현장에서 확인됐다. 또한 이날 정상 부근에서 강한 바람과 함께 안개비가 내리면서 여름철 치고는 낮은 온도를 유지하며 제법 쌀쌀한 날씨를 보였다. 이에 한라산을 찾은 일부 연인 등반객들은 서로 껴안는 등 공공장소에서 애정행각을 벌이면서 다른 등반객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등반로 중간에 설치한 쉼터와 화장실을 사용하며 화장지를 세면대 주변 등 이곳저곳에 버리는 사례도 있었다. 블루투스 스피커를 사용해 음악을 듣는 젊은 사람도 있었다. 확인 결과, 중국인 남녀 3명으로 이들은 출발지점부터 정상까지 음악을 크게 틀어놔 국립공원관리소 직원의 방송을 통해 자제를 당부하는 사례도 있었다. 한라산 정상에서 만난 서지원(서울·47) 씨는 "일년에 한번씩 꼭 한라산을 찾고 있는데 언제나 와도 좋은 기운을 받고 간다"며 "매년 올때마다 등반객이 늘고, 등반로 전체가 비교적 깨끗하게 유지되고 있어 만족스럽다. 그러나 일부 몇명이 몰지각한 행위로 명산의 이름을 더럽히는 것 같아 매우 아쉽다"고 말했다. 이날 국립공원 내에서 담배를 피우는 모습은 없었다. 다만 한라산국립공원관리소는 지난해 자연공원법 위반혐의로 92건(흡연 47·출입금지 지역 진입 43·취사 1·기타 1)을 적발했다. 장소는 어리목 49건, 성판악 22건, 영실 18건, 관음사코스 3건 등이다. 자연공원법에 따르면 과태료는 쓰레기 무단투기 10만원, 흡연·음주 적발 시 최고 30만원에 이른다. 국립공원관리소 관계자는 "단속반, 한라산지킴이 회원과 함께 국립공원 내에서 정기·특별단속을 실시하고 있지만 불법행위는 좀처럼 근절되지 않고 있다"며 "예전에 비해 등반객들의 인식 개선으로 불법행위가 많이 줄었지만 일부 몰지각한 등반객들의 무분별한 행태는 여전하다"고 지적했다.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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