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사상사'를 10여년 만에 완역해 내놓은 제주출신 김성범 박사는 베트남 철학에서 한반도 통일의 시사점을 찾을 수 있다고 했다. 통일 철학 모색 중 베트남 찾아 "베트남 저력은 불변하는 한가지" 고향서 '통일과 철학연구소' 계획 나이 서른이 넘어 그가 새로이 붙든 공부는 철학이었다. 충남대에서 '한국과 베트남의 근대 사상 비교연구'로 박사학위를 딴 그는 불교, 노자, 유학, 서양철학까지 다다르며 통일하는 나라의 철학적 기초를 세우고 싶었다. 하지만 쉬이 손에 잡히지 않았고 고민을 거듭하는 중에 베트남을 찾았다. "그간 베트남에 대한 연구나 관심은 만 가지로 현상한 그들의 다양성에 대체로 집중되어 있다. 그러나 베트남 민족의 저력은 불변하는 한 가지에 있다. 그들 유연성의 뿌리도 여기다." 책머리에 담긴 역자의 말이다. 1945년 일본의 패망으로 해방을 맞은 베트남은 우리처럼 국토가 강제 분할되는 역사를 겪었다. 1954년 프랑스의 지배를 벗어났지만 다시 미국과 전쟁을 치러야 했다. 전쟁의 막바지인 1970년대 초 각 분야의 학자들은 베트남 사상의 뿌리를 찾기 위한 연구에 나선다. 그 결실이 1993년 '베트남 사상사'로 묶였다. 선사 시대에서 18세기에 이르는 '베트남 사상사'에는 두 가지가 눈에 들어온다. 하나는 나라사랑을 주의로 규정하고 있는 점이고 다른 하나는 양분양합적 사유다. 양분양합적 사유는 이중성 혹은 반대적 요소의 충돌과 화해를 뜻한다. 김 박사는 독일 만이 아니라 베트남 역시 남북한의 갈등, 통일 이전과 이후의 갈등에 대한 시사점을 준다는 데 주목하고 있다. 특히 사회주의 정치체제와 시장경제체제를 조화시키려는 베트남의 도이머이 정책은 남북한 모두가 살펴야 할 지점이라고 했다. '베트남 사상사'에 이어 '베트남 사유로의 초대', '통일을 위한 한국사상사' 출간을 계획 중인 김 박사는 제주에서 '통일과 철학 연구소'를 꾸릴 준비를 하고 있다. 한때 한라일보 사진기자로 '오늘'을 기록했던 그는 이제 역사의 뒤안길을 살피며 미래를 열어가려 한다. 소명출판. 3만6000원. 진선희기자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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