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조리 해녀가 잠수를 한 뒤 홍합을 채취하는 모습 해녀들 고령화로 50여명서 20명 내외로 줄어 호도·범섬 등 대부분 섬지역에서 물질 이뤄져 여름철에는 멍게와 홍합 채취하며 생계 이어가 동양의 나폴리라 불리는 경남 남해군 미조면 미조리의 해안 풍경은 보는 사람마다 탄성을 지어낼 만큼 아름답다. 미조리에 위치한 미조항은 어항이자 미항으로 '미륵이 도운 마을'이라는 전설이 있다. 과거 군항으로 중요한 몫을 담당했던 군사적 요충지이기도 한 이 지역에는 해삼, 전복 멸치 등 싱싱한 제철 해산물이 넘쳐나며 해녀들의 물질 작업이 이어지고 있다. 미조리 해녀들의 대부분은 수십년전 생계를 위해 어쩔 수 없이 제주를 떠나 타 지역을 돌아다니며 원정물질에 나섰던 제주 출신 해녀들이다. 미조리어촌계 소속 해녀들이 지난해 10월 설악산을 찾아 단풍나무 앞에서 촬영한 단체사진. 하지만, 이들은 최근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1970년대 당시 50여명에 달했던 인원은 현재 20여망만 남았고 이마저 대부분 고령인 60~70대이다. 이와함께 마을어장 또한 멍게 등 해산물들이 줄어들어 해녀들은 명맥을 이어가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7월 30일 새벽 4시 30분쯤 취재팀은 미조리어촌계 소속 해녀들이 물질에 나서는 시간에 맞춰 미조리 소재 북미조항으로 향했다. 남해의 해안도로를 따라 현장으로 이동하는 동안 미조리 앞바다에 떠오르는 태양이 바다를 붉게 물들이며 환상적인 일출 모습을 연출했다. 이러한 미조리의 일출 모습은 다른 이들에겐 삶의 여유를 느낄수 있는 시간으로 다가올지 모르지만, 이곳 해녀들에게는 조급함으로 다가온다. 무더운 여름철, 기온이 상승하는 낮 시간대를 피해 한시라도 빨리 물질에 나서야 하는데, 해가 떠올라야 바닷속 시야가 확보되기 때문이다. 북미조항 인근 해역에 소재한 전복양식장에서는 해녀들의 홍합 채취가 이뤄진다. 해녀들은 북미조항 인근 해역에 조성된 전복양식장에 붙은 홍합을 채취하고 있었다. 수심은 대략 15m정도였으며 깊이 들어 갈수록 시야 확보의 어려움이 있었다. 해녀들은 1분정도 잠수를 한뒤 채취한 다량의 홍합을 양손에 쥐고 수면위로 올라와 망사리에 담았다. 이어 거친숨을 내쉬며 잠시 휴식을 취하는가 싶더니 곧이어 숨을 깊게 들어마시곤 바닷속으로 들어갔다. 이들은 한동안 들숨과 날숨을 반복하며 물질을 이어갔고 취재팀은 1시간정도 동행취재를 마치고 바다밖으로 먼저 나와 북미조항으로 복귀했다. 미조리 앞바다에 펼쳐진 일출모습.미조리 해녀가 잠수를 한 뒤 홍합을 채취하는 모습. 미조리어촌계 소속 김영옥(65·구좌읍) 해녀. 미조리어촌계 소속 김영옥(65·구좌읍) 해녀는 "과거 여름철 멍게를 채취하기 위해 바다에 들어가면 보통 150㎏ 정도를 건져올리며 수입을 올리는 재미가 있었다"면서 "하지만 지난해부터 해산물이 급격하게 줄었고 현재는 과거에 절반 수준밖에 채취를 못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또 김 해녀는 "전복 같은 경우에도 미조항 인근 해상에 어촌계에서 씨를 뿌려 일년에 두번에서 세번정도 작업해 수익을 올려왔다"면서 "올해에는 남해에 적조가 발생해 전복 수확량이 크게 줄어들어 걱정이다"고 말했다. 이어 김 해녀는 "최근 미조면의 해녀들이 고령화를 겪으며 세상을 떠나는 등 해녀가 지속적으로 줄고 있다"면서 "제주에서는 해녀들에게 대중교통과 병원비 등을 지원해 주고 있는데 남해군 같은 경우에는 해녀들이 지속적으로 잠수복 지원을 요청한 결과 올해 처음으로 잠수복 구매와 관련 60%를 지원해 주었지만 앞으로도 체계적인 지원이 필요한 실정"이라고 전했다. < 특별취재팀=팀장 고대로 정치부장·이태윤·채해원 기자/ 자문위원=양희범 전 제주자치도해양수산연구원장, 좌혜경 제주학연구센터 전임연구원, 조성환 연안생태기술연구소장, 김준택 제주도의회 농수축경제위원회 정책자문위원, 조성익·오하준 수중촬영전문가 >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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