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녀노래를 연구해온 이성훈 박사가 그간의 연구 여정을 모은 '해녀노래 주석사전'을 통해 제주방언의 가치를 탐색했다. 각종 문헌 속 해녀노래 망라 난해한 사설 어휘마다 주석 "제주방언 이해 돕는 자료로" 오랜시간 해녀노래를 현장 조사하고 연구해온 그간의 여정을 담아 그가 848쪽에 이르는 방대한 분량의 책을 묶었다. '제주방언의 보고'란 부제가 달린 '해녀노래 주석사전'이다. 해녀노래는 해녀들이 돛배를 타고 뱃물질 하러 오갈 때 노를 저으며 불렀던 노동요다. 이 노래는 되받아 부르기나 메기고받아 부르기, 간혹 주고받아 부르기나 내리부르기 방식으로 가창된다. 저자는 "해녀노래 사설에는 해녀들의 삶의 궤적이 온전히 투영되어 있다"며 해산물 채취의 어려움, 노 젓는 노동의 힘듦, 고향 제주와 자식에 대한 그리움, 신세한탄과 인생무상이 드러난다고 했다. 이같은 해녀노래는 출향해녀들로 인해 제주도 만이 아니라 한반도 전역에서 전승되고 있다. 제주해녀들은 출륙금지령이 해제된 1823년 이후부터 한반도로 진출하기 시작했다. 1887년 경남 부산의 목도(牧島, 지금의 영도)를 시작으로 일제강점기에는 한반도 각 연안은 물론 일본·중국·러시아까지 퍼져나갔다. 이번 '해녀노래 주석사전'에는 1929년 '삼천리(三千里)' 창간호를 시작으로 2015년 좌혜경 등이 펴낸 '제주민요사전'까지 82건에 이르는 여러 자료집과 잡지에 수록된 해녀노래를 망라해 발행연대 순으로 실었다. 이들 노래마다 어휘 의미를 중심으로 그 뜻을 풀어냈고, 이해를 돕기 위해 형태와 문법에 관한 사항도 적어놓았다. 이는 '해녀노래 주석사전'이 해녀문화 연구와 더불어 제주방언에 방점이 찍혀있음을 보여준다. 제주도 출신이 아닌 연구자만이 아니라 제주도 신세대들에게도 제주방언이 낯선 언어가 되고 있는 현실이기 때문이다. 기성세대들도 해녀문화와 해녀노래에 익숙하지 못하면 해녀 관련 어휘가 난해하긴 마찬가지다. 제주방언을 잘 모르는 독자의 편의를 위해 동일한 어휘의 주석을 여러 번 반복해 단 이유다. 저자는 "해녀노래 연구의 첫 난관은 제주방언의 장벽"이라며 "주석사전이 해녀의 삶도 알고 제주방언도 익힐 수 있는 자료가 되었으면 한다"고 했다. 민속원. 12만원.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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