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뜨르비행장 격납고. 일제강점기 한국전쟁 4·3 등 아픈 역사의 흔적 찾아 떠나는 '다크 투어리즘' 명소 곳곳에 제주는 유네스코 지정 등 천혜의 자연유산을 갖춘 세계적 관광지 중 한 곳으로 해마다 많은 관광객이 찾고 있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척박한 땅을 일구고 묵묵히 지켜왔던 제주인들의 삶과 애환이 묻어 있는 곳이기도 하다. 특히 육지와 멀리 떨어진 제한적인 인적·물적 교류, 전형적인 해양성 기후 조건 등 제주인의 삶 그 자체는 한반도의 다른 지역과는 구분되는 독특함을 지니고 있다. 지리적으로도 자연에 대한 끝없는 도전과 적응의 역사이기도 하지만, 또 외세의 억압과 침탈에 대한 항쟁의 흔적을 가진 곳이기도 하다. '서귀포 건축문화기행'은 제주에서도 특히 서귀포의 아름다운 환경 속에 만들어진 건축물들의 뛰어난 가치와 이야기, 제주의 특징을 담아 10개의 테마별로 코스를 분류해 놓았다. 코스마다 제주전통 가옥, 예술가의 집, 역사와 문화를 말하는 건축, 국내·외 거장들의 작품 등 다양하고 풍부한 스토리를 가진 건축자원을 소개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이번에 소개하는 제1코스는 다크 투어리즘을 테마로 일제강점기 시절부터 군사용 목적으로 만들어진 근대건축에 대해 다루고 있다. 제주 관광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구경하는 것도 좋지만, 한 번쯤은 사회·역사 흔적이 담긴 건축물을 돌아보는 여행은 어떨까. 알뜨르비행장 격납고. 알뜨르비행장 관제탑 관제탑은 알뜨르 비행장 활주로 옆, 지하 벙커로부터 알오름 방향 20~30m 지점에 있는 콘크리트 시설물로 일본군 기록상으로는 석적(石積) 고가수조(물탱크)로 되어 있는데, 현재 모습은 태평양 전쟁 종전 후 개축됐다. 비행장 주변의 들판에 굴이 파인 작은 구릉이 비행기 격납고이다. 1944년 일제가 설계하고 제주도민을 동원하여 완성한 것으로, 격납고 20기 중 19기가 원형 그대로 남이 있다. 이들은 일명 빨간잠자리라 불린 '아카톰보' 폭격기를 숨겨두기 위한 것으로 2차대전 막바지에 총공세를 위해 만들었다. 격납고가 밀집해 있는 주변과 활주로 사이에는 지하 벙커가 설치돼 있다. 작은 굴과 다르게 내부는 넓고 비행대 지휘소 또는 통신시설로 이용했던 것으로 보인다. 구 육군 제1훈련소 지휘소 셋알오름 위에 있는 커다란 원형의 콘크리트 구조물은 고사포 진지이다. 지름 9m, 높이 1.5m로 일제는 이곳에 4개의 고사포를 배치했다. 안쪽 벽에는 가로 1m, 세로 1m, 깊이 70㎝의 탄약을 숨길 수 있는 시설도 갖추고 있다. 남제주 강병대교회 구 육군 제1훈련소 일본군 지휘소는 오무라 부대가 남긴 시설물이다. 제주 돌을 쌓고 목조 트러스 지붕틀을 사용하고, 일식 기와를 올린 모습이 일제 시대 전형적인 군사시설 양식으로 이후 슬레이트 지붕으로 변경하였다. 밖에서 보면 좌우 대칭인데 내부는 기능에 따라 공간이 나뉘어있고 특히 화장실이 건물 안에 있는 당시에는 획기적인 건축물이다.전란기를 비롯해 광복 후 한국군 창설과 훈련상황 등을 이해할 수 있는 유적으로 등록문화재 제409호로 지정돼 있다. 섯알오름에 있는 희생자 추모비와 명예회복진혼비 비석.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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